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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지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유럽 진출 나선다[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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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 전 기업가치 극대화 시도
음식배달·심부름 등 서비스도 준비

"경쟁우위 뚜렷하지 않아" 지적도


중국 최대 승차호출업체 디디추싱이 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올해로 계획 중인 상장을 대비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디디추싱이 유럽시장을 전담하는 조직을 구성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부터 승차호출 시작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우버가 2016년 중국시장에서 떠난 이후 시장점유율 90%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신시장을 찾고 있다. 중국 정부가 플랫폼 대기업에 대한 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해외 시장 진출을 늘려야 할 이유로 지목된다.

디디추싱은 현재 남미 중심으로 해외 13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유럽 진출 교두보 차원에서 러시아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에스토니아에 기반을 둔 승차호출업체 볼트에 투자해 협력관계를 맺었다. 현재 유럽에선 볼트와 우버, 겟, 올라, 블라블라카 등 수십개 승차호출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디추싱은 또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음식 배달이나 심부름 등 추가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상장 전까지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620억달러로 추산된다.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가운데 바이트댄스(1400억달러)에 이어 2위다. 미래에셋과 일본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선 최근 디디추싱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이를 이용해 수입을 올리는 프리랜서 근로자가 형성하는 '긱 이코노미'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디디추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국가들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리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 규정도 중국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 영국 대법원은 지난 19일 우버의 기사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기업들은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휴식시간, 최저임금 등을 보장해야 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베이선 링 애널리스트는 "디디추싱이 유럽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가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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