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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후보' BTS에 또 웃은 빅히트, 다음 단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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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방탄소년단,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후보 올라
1개 부문에 그친 점은 아쉬워
보수적인 그래미의 한계라는 지적도
BTS에 또 한 번 웃은 빅히트
후속팀 론칭에 박차…엔하이픈 데뷔 기대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신기하고 감격스럽다. 노미네이트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하다. 팬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니 더 기쁘다. 후보에 오르니 수상 욕심도 생기고 기대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K팝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낭보를 전했다. 뿌리 깊은 백인우월주의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던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시상자로 그래미 무대를 처음 밟았던 방탄소년단은 이듬해 합동무대를 위한 퍼포머로 출연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는 동안에도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3대 시상식 중 유일하게 방탄소년단에게 수상의 기회를 주지 않은 시상식이었다. 칠전팔기(七顚八起).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은 굴하지 않고 미국 팝 시장을 공략했고, 글로벌 팬덤은 열렬히 반응했다. 끝내 콧대 높은 '그래미 어워드'도 방탄소년단에 빗장을 풀었다.
◆ 그래미로 가자! 또 한계 넘은 BTS
방탄소년단은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외신들은 일제히 "그래미의 역사를 다시 썼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비영어권 아티스트들에게 유독 벽을 쌓던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드'의 변화와도 일부 직결돼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늘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던 그래미였다. 스타디움 투어를 매진시키고,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를 모두 석권한 방탄소년단에게 남은 유일한 목표이기도 했다.

특히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그간 '그래미 어워드'에는 한국의 조수미, 황병준 등 클래식이나 국악 관계자가 후보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K팝의 사례는 전무했다. 팬 투표로 시상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나 빌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달리 그래미는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정한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가수, 프로듀서, 평론가, 녹음 엔지니어 등 여러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역시 지난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정됐고, 마침내 당당히 음악 관련 분야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온전한 변화에는 실패한 그래미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로 빌보드의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달성했고, 이어 8월에는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의 레코드'나 '올해의 노래' 등 주요 부문 후보에서는 빠졌다. 다수의 외신들도 이 부분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올 한해 크게 활약한 캐나다 출신의 알앤비 솔 팝스타인 위켄드가 단 한 개의 부문에도 후보로 오르지 못해 그래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센 상태다. 과연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광까지 안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는 내년 1월 31일(현지시간) 개최된다.
◆ 새 앨범 'BE', '다이너마이트' 성과 넘을까

그래미 외 또 하나의 희소식이 전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20일 발표한 'BE'로 거둘 빌보드 성적이다. '다이너마이트'로 K팝의 위상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이들이 후속작인 'BE'로는 어떤 기록을 만들어낼 지 기대된다. 컴백 후 방탄소년단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글로벌 인기를 재차 입증해냈다. 시상식 당일 '다이너마이트'는 물론 'BE'의 타이틀곡인 'Life Goes On' 무대도 최초 공개했다. 기세를 이어 미국 CBS '더 레이크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도 출연해 두 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매한 '맵 오브 더 솔 : 7'로 '빌보드 200' 1위, 타이틀곡 '온'으로 '핫 100' 4위에 진입했다. 이후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 1위까지 거머쥐었고, 피처링 참여곡인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이 잇달아 1위를 차지하며 '핫 100' 1·2위에 나란히 오르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핫 100' 1·2위를 동시 석권한 그룹은 2009년 블랙 아이드 피스 이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었다. 물론 '다이너마이트'는 영어곡이었다는 점에서 '핫 100' 차트에서 보다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과연 방탄소년단이 이번 앨범 'BE'로는 '빌보드 200'과 '핫 100' 모두 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방탄소년단의 신보 'BE'가 반영되는 미국 '빌보드 200', '핫 100'은 각각 오는 11월 30일, 12월 1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제2의 BTS 만들기, 시간 번 빅히트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웃게 됐다. 더불어 대중문화예술인이 최대 만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매번 약점으로 지적 받던 방탄소년단의 '군백기' 부담도 일부 덜 수 있게 됐다. 팀의 맏형인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만 28세가 되는 내년 말까지는 입대를 해야 했다. 그러나 병역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 후 시행령 개정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멤버 전원이 만 30세까지 병역 이행을 늦출 수 있다.

'포스트 방탄소년단'을 만들어야한다는 부담이 작용하던 빅히트로서는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그 가운데 빅히트는 레이블인 플레디스, 쏘스뮤직, KOZ엔터테인먼트로 빚어낼 시너지를 강조함은 물론, 오는 30일 후속팀 엔하이픈의 론칭까지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빅히트와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CJ ENM의 첫 합작 그룹으로서 이들의 완성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엔하이픈의 팬덤은 벌써부터 놀라운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데뷔 앨범 선주문량은 이미 30만 장을 돌파했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치다. 또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V라이브 등 각종 SNS 구독자수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 가입자 수는 일찍이 308만 명을 넘었다. 해외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외국인 멤버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엔하이픈에는 한국인 멤버 외에 일본인 니키와 한국·미국 국적의 제이, 한국·호주 국적의 제이크가 포함됐다. 일본에서는 이미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12월 2일 연말을 장식하는 유명 음악방송인 일본 후지TV '2020 FNS 가요제' 출연을 확정했다. 향후 엔하이픈이 빅히트의 든든한 아티스트 소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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