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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홍해에서 유조선 피습…"아람코 미사일 공격 이틀 만에 또"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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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이란 예멘 후티반군 소행 추정
유라시아그룹 "사실상 이란의 무력시위"
"이란, 홍해서도 사우디 석유수송 막을 수 있다는 신호"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이 피습됐다. 홍해 인근 주요도시 제다에서 사우디 아람코 석유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은지 만 이틀만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홍해 연안 슈카이크 항구 제한구역에서 유조선 한 척이 기뢰 폭발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됐다. 사우디 국영TV는 연합군을 인용해 "유조선이 부비트랩 형식 폭발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피습된 유조선은 석유 70만배럴을 운반할 수 있는 규모다. 그리스 기업이 몰타 선적으로 운용하는 선박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슈카이크 항구에 도착해 출항을 준비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이 유조선은 이번 공격으로 수면 위로 1m 위치에 구멍이 나는 등 선박 일부가 파손됐으나 석유 유출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폭발 당시 석유를 싣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명피해도 없었다.

이날 공격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 석유시설에 미사일을 쐈다며 공격 주체를 자임했던 예멘 후티 반군도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사우디는 후티 반군을 지목했다. 예멘 내전에 참전 중인 사우디 주도 아랍연합군은 사우디 매체 알아라비야 등에 "배 한 척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의해 작은 피해를 입었다"며 "예멘 후티반군의 적대행위가 세계 무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사우디 산유량에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 원유 수출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아니라서다. 다만 최근 사우디와 예멘간 긴장이 심화되고 있어 원유 거래기업이나 투자자들간 공급 우려가 일부 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홍해는 세계 석유 주요 수송로 중 하나다.

이번주 들어 사우디 일대에선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엔 사우디 홍해 연안 주요 도시 제다에 있는 아람코 석유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이 났다. 예멘 후티반군은 당시 공격 주체를 자임하며 "공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당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친이란 후티반군이 테러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엔 사우디 주도 아랍연합군이 홍해 남부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제 기뢰 5개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엔 아랍연합군이 홍해 남부에서 폭발물을 대거 실은 후티반군의 원격조종형 선박 두 척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우디 에너지부는 인근 자잔 석유제품 터미널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했으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아이함 카멜 중동·북아프리카 부문장은 "최근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이 늘어난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 뿐 아니라 홍해 등에서도 사우디의 석유 관련 경제활동을 저해할 능력이 있다고 시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원유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50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6.05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49.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 가격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희소식이 나오면서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세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24일엔 각각 4% 안팎으로 올랐다. 지난 25일엔 1.6%, 1.8% 가량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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