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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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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혼란기는 약자가 강자를, 변방이 중심부를 공략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변화는 중심이 아닌 구석에서 시작됩니다. 식물의 생장점은 줄기의 한 가운데가 아니라 줄기의 끝에, 뿌리의 끝에 있습니다. 사람의 성장판도 뼈의 맨 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생장점과 성장판은 누가 뭐래도 기업입니다. 위기를 견디는 것도, 이겨내는 것도 모두 그들입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등은 모조리 변방에서 중심부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기업들입니다. 오일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고비 고비를 넘기며 글로벌 기업의 위상과 면모를 갖췄습니다.

코로나 위기는 어렵사리 중심부에 진입한 한국 주력산업과 기업들이 예전의 변방으로 밀려나느냐, 아니면 중심부의 최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느냐를 판가름할 무대가 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위기가 왔다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승자가 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한가지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1907년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프랑스였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자동차 생산량은 2만5000대로 자동차 종주국 영국의 10배였었습니다. 하지만 1908년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은 헨리 포드의 주도 아래 혁신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반면 프랑스의 루이 르노는 과거 왕실 마차를 제조하던 시절의 생산방식을 고집했습니다. 얼마 안지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1914년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48만5000대로 프랑스의 11배로 불어났습니다.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세계 제조업 시장에서 한국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나 급감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이익 감소폭은 36%에 달합니다. 한국이 이 틈바구니를 딛고 올라서려면 생산방식을 바꾸고 선도기술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판매시장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대한민국 다시 뛰자’의 3회 제목은 윈스턴 처질의 유명한 경구인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Never waste a good crisis)”로 정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기반인 IT인프라는 세계 최고입니다. 온라인 개학과 코로나 환자의 동선 입체 추적에 세계가 놀랐습니다. 송형석 도병욱 이승우 이수빈 기자 등이 A1,4,5면에 자세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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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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