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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봉쇄 해제 - 조심스런 낙관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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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봉쇄 해제 - 조심스런 낙관의 신호탄

이제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됐습니다. 대부분의 국내외 뉴스가 희대의 감염병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뉴스는 8일로 예정된 중국의 우한봉쇄 해제입니다. 지난 1월23일 우한을 봉쇄한지 76일만이고,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며 코로나 창궐을 공식 선언한지 100여일만입니다.

현재 중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0명을 꾸준히 밑돌고 있고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대도시는 청정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계상의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신문 강동균 베이징 특파원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중국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100일만에 코로나 관리에 성공한 중국의 사례가 미국과 유럽, 일본에도 곧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쏟아지는 확진자와 사망자에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구미 선진국들의 총력전이 중국의 역량에 미치지 못할까요?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과 많은 아시아 국가들도 코로나 방역에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이 중국처럼 100여일만에 코로나를 관리하는데 성공한다면 세계경제에 드리운 먹구름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 주요국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기대감 덕분이겠죠. 하루에 발생하는 전 세계 확진자 수가 최근 1만명 정도씩 줄어들고 있는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을 겁니다.

실제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경우 그동안 차질을 빚는 생산과 소비는 일종의 ‘매몰비용(sunken cost)’으로 돌려버리고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 더 낙관적으로, 가까운 장래에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 확산에 따른 난조가 빠르게 해소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당국의 여러 조치들이 지금처럼 경제적 활동을 제약한다면 세계 경제의 침체는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 피해가 광범위하고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지구촌의 거대한 협업시스템이 무력화된 만큼 복구하는데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겁니다.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엄청나게 쏟아부은 재정과 통화의 후유증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경우든 낙관은 금물입니다. 쉽게 끝날 것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국가들이 낭패를 겪거나 패닉에 빠져들지도 않았겠죠.

그럼에도 100일만의 우한 봉쇄 해제는 코로나 창궐을 극복해낸 하나의 이정표라는 점에서, 인류 앞에 던져진 작은 불확실성 하나를 걷어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평가할만 합니다. 묶인 발이 풀리고 사람들의 연결이 복원되고 시장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체제에 대한 혐오를 섞어서 평가를 낮출 수도 있지만 어차피 코로나는 국가 총력전으로 맞서야할 바이러스입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코로나 재앙이 최악의 국면을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낙관에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P.S.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지난달 말 한국경제신문 정기 인사에서 새로 편집국장을 맡게 된 조일훈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는 말만큼 손쉬운 얘기는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야 오히려 위기를 반가운 손님처럼 맞이해야 하겠죠. 하지만 위기 해독은 우리 모두의 필수적 과제입니다. 위기 뒤에 찾아오는 새로운 질서와 패러다임을 읽어야 생존과 번영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날씨 예보보다 훨씬 더 자주, 크게 틀리는 것이 경제흐름에 대한 분석과 전망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현상도 과거와 똑같이 되풀이되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현상은 단 한번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미래에 대비할 수는 있겠지만, 쪽집게처럼 앞날을 그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산업혁명 이후에 주기적으로 되풀이된 경제위기만 해도 위기의 원인과 양상,해소 과정이 모두 달랐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주기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경제의 싸이클을 보면 얼핏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속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룰이나 정형성이 없습니다. 증권 투자를 할 때 상투와 바닥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앞으로 보내드릴 <오늘의 뉴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동태적 복합성과 대한민국의 안녕을 기약할 수 있는 수많은 퍼즐 풀이를 한두 개의 제목과 한쪽 분량의 문장으로 압축하는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아울러 여러분들이 코로나 위기의 복잡성을 해독하고 앞날을 예측하는데 긴요한 실마리들을 찾아내겠습니다. 말씀은 이렇게 드리지만, 얼마나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섭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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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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