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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때론 에스프레소처럼, 때론 카푸치노처럼…사랑과 우정을 담아내다

달콤쌉쌀한 커피는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친구들과 나누고 즐기기에 좋다. 사랑과 우정의 형태도 커피의 맛과 향을 많이 닮았다.

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신석환, 조구상 감독의 ‘커피와 사랑은 온도에 비례한다’는 사랑의 과정을 커피에 비유했다. 카페에서 다정하게 눈을 맞추고 웃던 연인들은 갓 내린 뜨거운 커피와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식어 가고, 어느새 홀로 남겨져 차가워진 커피처럼 돼 버린다.

청소년부 장려상을 받은 김수종 감독의 ‘커피가 쓴 이유’는 이와 달리 영원한 사랑을 커피의 맛과 연결지었다. 이 작품은 달콤한 커피를 마시던 두 부부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슬픈 나날을 보내던 남편은 아내를 잊지 않기 위해 달달한 커피를 쓴맛으로 바꾼다.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은 한지수 감독의 ‘당신은 어떤 커피인가요’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의 형태를 다양한 커피로 표현했다. 세상엔 부드러운 카페라테, 씁쓸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이 있다. 또 수줍은 얼굴로 “선배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라고 물으며 다가오는 달콤한 카푸치노 같은 사람도 있다.

일반부 특별상을 수상한 정대성, 고은빈 감독의 ‘커피는 우정이다’는 우정의 모습을 커피로 그렸다. 소소한 유머가 깃든 작품들도 있었다. 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현치우 감독의 ‘이론적으로 완벽한 커피’는 치밀한 계산으로 완벽을 기해 커피를 만들었지만 쏟고야 마는 설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일반부 우수상을 차지한 김세현 감독의 ‘커피엔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인스턴트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편과 시아버지 사이에서 ‘루왁’ 커피를 제안하는 여성의 모습이 나온다. 시아버지는 루왁 커피를 신기해하며 마시지만 “고양이 똥에서 추출한 커피”란 말에 커피를 뿜고 만다.

이 밖에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장윤호 감독의 ‘청춘의 시발점, 커피’는 청춘의 쓰린 모습을 유머 섞인 커피 얘기로, 청소년부 특별상을 차지한 박시현 감독의 ‘어른이 아닌가보다’는 아직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는 어린 학생의 모습을 재밌게 그려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