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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페이스북으로 연결된 사람·일상·사물… 아름다운 소통 빛났다

“문득 너의 소리를 들었어. 바쁜 일상과 바람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 그 따뜻함을. 겹겹이 칠해진 너의 소리들은 우리가 되어 오늘 하루에 녹아가겠지.”

한 소녀가 어떤 섬을 배경으로 조용히 독백한다.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할아버지와 트럼펫을 부는 손자, 더운 여름 평상에서 노곤한 잠을 청하는 문구점 주인 등이 하나둘 스쳐지난다. 그녀의 작은 울림은 다양한 일상과 사람, 여러 소리와 어우러져 결국 그 소녀의 카메라에 비친 모습으로 전환된다. 이 모습은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중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간다.

홍진규 원기연 감독이 ‘페이스북코리아 29초국제영화제’에 출품한 29초 영상 ‘Three and a Half Degrees of Separation’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페이스북코리아 29초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평범한 우리의 일상 모습을 비춰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페이스북코리아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주최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이구필름과 한국경제신문 영상콘텐츠전략본부가 주관한 이번 국제영화제는 세계를 연결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답게 ‘연결’을 주제로 잡았다. 사람과 사람, 기술과 사람, 개인과 가족, 개인과 사물에 이르기까지 연결을 통해 일어나는 아름다운 얘기, 의미있는 얘기를 담아내자는 취지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국가 언어 인종 종교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연결이라는 주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영화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주제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이어진 공모엔 일반부 437개, 청소년부 161개 등 총 598개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6개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청소년부 대상은 ‘과거 그리고 현재와의 연결’을 출품한 충북 제천고의 김재훈 김민서 감독이 차지했다. 한 여자가 사진첩을 보고 있다. 과거 할머니, 동생과 찍은 사진들이다. 이를 지켜보던 친구가 “사진을 찍은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다. 그런데 어딘지 모른다. 기억하기 어려운 사진 속 장소를 페이스북에 연결한 뒤에야 알아낸다. 10여 년이 지난 뒤 다 커버린 동생과 할머니를 모시고 그곳에 가 추억을 회상하며 다시 사진을 찍는다. 페이스북이 과거 추억의 장소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돼 추억을 다시 꺼내보게 했다는 내용을 담아 호평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해시태그)’을 출품한 황대연 감독이 수상했다. 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와 함께 나뭇잎을 나누고 손을 잡고 일상을 공유한다. 그들 옆엔 파란색 풍선이 항상 함께 있다. 자신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해 남자아이가 항상 들고다니는 물건이다. 페이스북의 해시태그처럼 이 파란풍선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같은 공간과 추억으로 연결시켜준다. 페이스북에서 단어로 이용자의 글을 찾아보는 해시태그 기능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나의 연결 너의 연결(My ‘CONNECT’, Your ‘CONNECT’)’을 출품한 양지효 김채영 이혜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학교와 학원 공부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몰랐던 정보를 알려주고 어색했던 친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됐다는 점을 그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사이먼 밀러 페이스북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정책 대표와 현승윤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장,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 등 행사 주최 측 인사를 비롯해 신상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데이비드 고삭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공사, 수상자와 가족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총 1억원의 상금 중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수상자에게 3300만원이 돌아갔다. 페이스북코리아는 국내 거주 수상자에겐 미국 일대에서, 해외 거주 수상자에겐 한국 주요 관광지 등에서 추가 미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나머지 6700만원의 상금을 경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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