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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부모의 따뜻한 한마디가 박카스 같은 힘"… 행복 에너지 넘쳐났다

전기료를 아낀다고 집안 곳곳의 불을 끄고 다니는 어머니. 아들이 방에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머니에게 하소연해보지만 말릴 수 없다. 어느 날 아들이 취직 면접을 보러 간다. 면접관이 “자신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들은 “근검절약을 잘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아들은 면접을 마치고 나가며 습관처럼 면접관들이 앉아 있는 방의 불을 끈다. 실수를 깨닫고 집에 돌아와 불 꺼진 방에 앉아 자책하는 아들. 어머니가 방의 불을 켜주며 박카스를 건넨다. 그래도 기댈 곳은 어머니뿐이라는 듯 아들은 “엄마는 나의 박카스다”라고 독백한다.

‘제5회 박카스 29초영화제’에 출품된 김예솔 감독의 작품 ‘엄마는 나의 박카스다’의 줄거리다. 이 작품이 30일 서울 충정로3가 난타극장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동아제약은 2013년 박카스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제1회 박카스 29초영화제’를 연 뒤 매년 빠짐없이 이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OOO은 나의 박카스다’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문인대 서울예술대 영화과 교수는 “올해는 재밌고 참신한 일상 속 얘기를 담은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며 “김 감독의 작품은 이런 점에서 돋보여 심사위원 열 명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뽑혔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 공모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됐다. 일반부 365개, 청소년부 143개 등 모두 508개 작품이 출품됐다.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수상작은 14개로, 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박카스 29초영화제 경쟁률인 22 대 1에 비해 크게 높아져 이 영화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수상작 및 출품작은 박카스 TV 광고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오프라인 홍보 등에 활용된다. 동아제약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이번 영화제에 출품한 팀 가운데 한 팀을 선정해 ‘제주도 힐링 투어’를 보내주는 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청소년부 대상 수상작은 이예은 감독의 ‘우리는 아빠의 박카스입니다’였다. 영상이 시작되면 세 자매가 기대에 들뜬 표정으로 기차역에서 어디론가 간다. 이들이 가는 곳은 지방에서 혼자 생활하는 아버지의 집이다. 아버지가 퇴근 시간에 지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오자 세 딸이 깜짝 파티로 맞이한다. 세 자매는 아버지에게 식사를 차려주고 함께 TV를 보고 얼굴팩도 하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세 자매는 아버지의 가방에 몰래 박카스를 한 병 넣어놓는다. 박카스 병에는 ‘아빠 화이팅!’이라고 쓰인 쪽지가 붙어 있다. 아버지는 이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김옥선·김수인 감독의 ‘그나마 나를 위로해 주는 건 나의 박카스다’가 차지했다. 작품 속 동생은 언니를 골탕 먹이는 내용으로 인터넷 방송을 한다. 어느 날 동생은 언니의 책상에 박카스 한 병과 함께 “그동안 내가 친 장난들 받아줘서 고맙고 미안해”라는 쪽지를 남긴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한유진 감독의 ‘당신의 한마디는 나의 박카스다’가 받았다. 공부에 지친 고등학생에게 부모의 따뜻한 한마디가 박카스처럼 힘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대상 수상작에는 동아제약 사장상과 상금(일반부 1000만원·청소년부 500만원), 최우수상 수상작에는 한국경제신문 사장상과 상금(일반부 300만원·청소년부 100만원)이 돌아갔다. 출품자 등 60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수상작이 발표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시상식장에서는 난타 특별공연도 열렸다. 문 교수는 “영화제가 거듭될수록 출품작의 수준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심사평을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