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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29초 영화

눈물의 수감자 출품작

지난 11일 서울남부구치소의 한 독실, ‘법무부 29초영화제’ 재능기부에 참여한 감독들과 수감자 A씨가 만났다. 영화제에 출품할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재능기부에 참여한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방에 들어가자 좁은 공간이 꽉 찼다. 막내딸이 보낸 편지를 읽는 A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카메라가 멀어진 뒤에도 그는 편지지를 한참 동안 만지작거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법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며 잘못을 절실히 반성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

‘법은 나에게 OOO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영화제에 A씨는 ‘법은 나에게 학교다’는 작품을 출품했다. 법을 통해 잘못을 뉘우치고 바람직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29초영화제 사무국은 지난달 10일부터 전국 보호소와 교정시설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29초영화제 시나리오를 공모했다. 접수된 1400여편의 원고에는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올바른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그중 우수작 20여편은 법무부와 29초영화제 사무국, 재능기부 감독 100여명의 협업 지원을 통해 영화로 제작됐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작품 300여편도 일반 부문에서 경합 중이다.

법무부 29초영화제는 오는 17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우수작을 시상하고 각 부문 수상작을 상영한다. 영화 ‘하모니’의 소재가 된 청주여자교도소 하모니 합창단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무용예술대학부 무용수 30여명은 시상식 개막 공연에서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도 시상식 무대에 오른다. 무대에서 넘어지고도 흐트러짐 없이 공연한 ‘7전8기 오뚝이 영상’으로 외국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들은 시상식 중반에 등장해 특유의 역동적인 군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상식에는 김현웅 장관 등 법무부 간부와 직원 100여명, 영화제 출품자와 관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에겐 추첨을 통해 애플 맥북에어, 삼성 갤럭시탭S2, 고프로카메라, 영화관람권 등의 경품을 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