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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따뜻하고 똑똑한 디지털 영화…100만 네티즌 감동시켰다

세계 최초 디지털컨버전스 영화제인 제2회 29초 영화제에서 영예의 대상은 휴대폰을 통해 어머니의 큰 사랑을 담아낸 최종갑 감독의 ‘스마트 어머니’(일반부)와 88만원 세대의 고충을 담아낸 배일호 송준회 감독의 ‘88세대’(청소년부)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일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미네르바 오디토리엄에서 연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여하는 대상을 받은 ‘88세대’의 송 감독(경기영상과학고 2년)은 “‘위스토리’란 교내 영화 동아리 친구들과 우리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라며 “도움을 주신 선생님과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마트 어머니’의 최 감독은 “좋은 작품들이 의외로 많아서 설령 제가 수상하지 못해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았다”며 “그러나 제 작품에 대해 피드백이 와 다음 작품을 만들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일반부와 청소년부로 구분해 수여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은 공부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담은 김찬일 감독의 ‘OMR카드’(청소년부), 어린 자녀들이 아픈 엄마를 위로하기 위해 비디오 속 풍경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은 변해운 감독의 ‘동행’(일반부)에 각각 돌아갔다. 변 감독은 “아이들이 중간에 촬영하기 싫다고 해서 힘들었는데 수상하게 돼 보람이 크다”고 했다.

우수작품상은 물총 싸움을 하다가 예쁜 여자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동심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박기홍 감독의 ‘죽어도 좋아’(일반부), 모녀 사이란 결코 서로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재치있게 담아낸 박지혜 감독의 ‘엄마와 딸’이 받았다.

감독상은 의도하지 않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현대인의 일상을 담은 김기준 감독의 ‘안녕…하십니까’(일반부), 자유를 갈망하는 학생들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종이비행기와 왈츠를’에 각각 주어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남녀 연기상, 편집상 등 총 13개 부문 34명에게 1억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이번 영화제에는 2000여명의 감독이 3000여개 작품을 출품해 일반부 171개, 청소년부 141개 등 총 312개 작품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진출한 감독들은 주최 측이 제시한 ‘스마트기기’ ‘카드’ ‘여행’ ‘경쟁’ ‘이(이, e, 2 등 동음이의어 가능)’ 등의 주제에 맞춰 작품을 만들어 최종 경쟁을 펼쳤다. 수상작들은 네티즌 심사와 전문심사위원단의 평가를 합산해 선정됐다. 올해에는 총 8만7000명이 온라인회원으로 참여했고 100만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가수 호란이 진행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홍대 빅뱅’으로 불리는 데이 브레이크가 대표곡 ‘들었다놨다’ ‘좋다’ 등을 불러 장내를 달궜다. 정상의 비보이팀 프리픽스와 팝페라 그룹 라스페란자의 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많은 팬을 거느린 프리픽스는 29초의 시간을 춤으로 표현해 갈채를 받았다. 라스페란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과 이번 29초 영화제 시상식을 위해 집행위원회 권영설 부위원장이 작사하고 최진일 음악감독이 작곡한 ‘골방편지’로 진한 감동을 전했다.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은 “올해는 신설한 청소년부를 통해 미래 감독들을 많이 발굴한 것 같다”며 “29초 영화제가 한국 영상산업 발전에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