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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고교생 감독ㆍ노인 배우 맹활약…29초영화제 300편 본선 진출

29초영화제 본선 경연이 시작됐다. 한국경제신문 29초영화제사무국은 21일 예선 출품작 1022편 중 본선 진출작 300편을 발표했다. 이들 작품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된 예선에서 네티즌과 전문가 평가로 선정했다.

본선 경연은 내달 4일까지 진행된다. 자유 주제로 진행된 예선과 달리 'Life &' 'Famaily is…' '절망과 희망 사이'란 지정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본선 진출작 300편은 네티즌 평가(30%)와 전문가 평가(70%)를 거쳐 100편을 결선 작품으로 노미네이트한다.

이번 29초영화제 출품작은 장르와 스토리,배우가 다양하다. 감독의 신념과 현실 비판의식을 29초라는 짧은 시간에 함축적으로 표현한 점도 인상적이다. 일상에 쫓겨 잊고 지내던 사회문제와 가족,사랑 등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게 심사위원과 네티즌들의 평가다.

◆사회 비판 목소리 담아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영상이 돋보였다. 가족과 폭력에 관한 작품도 많았다. 'Close,But Closed'란 작품을 낸 김소연 감독(23 · 이화여대 3년)은 아버지와 딸이 같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내용을 그려 현대인들의 무심한 가족관계를 그려냈다. 그는 시놉시스에 "당신을 묵묵히 바라보며 마음으로 다가오는 소중한 이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고 적었다.

변자운 감독(27 · 성균관대 4년)은 '쓰레기'라는 작품에서 묶여 있는 한 여자를 태아로 표현,낙태된 태아는 결국 쓰레기처럼 버려진다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 윤성호 감독(26 · 서원대 4년)의 '기로-Two reads Diverged'는 의사가 딸의 장기이식을 위해 불법 장기적출 제의를 받고 갈등하는 내용을 그렸다.

◆다섯 편 중 한 편이 고교생 감독

고등학생 감독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전체 작품 수의 20%를 차지했다. 내용면에서도 성인 못지않은 깊이를 보여줬다. 사회와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성숙한 모습이다. '학생이란 죄'라는 작품을 낸 이상협 감독(영등포고 2년)은 청소년들이 느끼는 '학생'에 대한 이미지와 '학교'에 대한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주연배우 중 노인이 주는 감동도 압권이다. 양조아 감독(29 · 배우놀이터)은 '늦봄'이란 작품에서 노인의 손과 표정,눈빛을 클로즈업한다. 노인이 청년에게 던지는 말 "인생 참 짧다. 마치 이 늦봄처럼"은 잔잔하고 긴 여운을 남긴다.

김경래 감독의 '김치' 주연배우도 쓸쓸하게 살아가는 노인이다. 판자촌에서 홀로 생활하는 노인은 거울을 보며 1회용 카메라로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는다. 대사는 단 한마디."김치."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추천을 안 할 수가 없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눈물이 난다"는 반응을 댓글로 남겼다.

◆패자부활전 · 결선 동시 진행

본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작품성이 우수하거나 예선 이후 출품한 작품을 대상으로 패자부활전도 진행한다. 네티즌과 전문가 평가를 거쳐 50개 작품을 추가로 선정한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선에 오르는 작품은 대상과 최우수상 등 본상에서는 제외되지만 부문별 수상의 길은 열려 있다.

결선 심사는 12월5일부터14일까지 진행된다. 연기자상 작품상 개인상 등 29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와 작품을 뽑는다. 총상금은 1억원.영화제 겸 시상식은 15일 서울 광장동 AX-코리아에서 열린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