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놀이터, 웨이브입니다. 우리는 삶을 바꾸는 일상의 작은 행복을 고민합니다. 잘 놀고, 잘 쉬고, 잘 입고, 잘 먹고, 잘 떠나는 것.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인데, 현실은 가장 어려운 일이 됐습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어디에 써야할 지 망설이고 있다면, 내 이웃의 멋진 라이프 스타일이 궁금하다면, 우리 이제 웨이브에서 만나요. 한국경제신문 매주 금요일자 지면으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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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順天). 이름 그대로 하늘(天)의 순리를 따르는(順) 땅. 바다와 맞닿은 습지에서 불과 5㎞ 떨어진 곳까지 들어선 아파트는 순리를 거스르는 풍경이었다. 매년 겨울이면 7600여 마리의 흑두루미가 날아드는 곳, 그 132만㎡(약 40만 평) 남짓한 갯벌을 오롯이 지켜내기 위해 순천은 992만㎡(약 300만 평)의 땅에 초록빛을 칠하기로 했다. 짙어가는 도시의 회색빛 공기가 습지의 숨구멍을 막아선 안 된다는 일념 하나였다. 순천은 ‘정원’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는 법을 배워나갔다. 역사적으로 정원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한국에선 모험과 같은 과제였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하나씩 한국의 정원이 할 수 있는 걸 했다. 12년 사이 두 차례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고, 그때마다 초록빛에 빨강, 노랑, 파랑, 보랏빛 물감이 더해져 남도의 땅은 다채롭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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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수업 첫 시간에 반드시 하는 말이 있다. 작업 내용을 설명할 때 ‘예뻐서요’ ‘그냥 좋아서요’라는 말은 금지라고. 공간을 설계하는 일은 단지 기능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선다. 디자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명확한 근거에 기반해 사고를 전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각의 영역이 담당해야 하는 일을 간과하지는 않지만 종종 학생들의 감각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 칼럼을 쓸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공간은 몸이 경험하는 영역이라 직접 느끼는 것만큼 생생한 전달은 어렵다. 그래서 공간을 텍스트로 분해해 전달하는 이 작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와닿을까 고민되곤 한다. 이런 생각을 가장 크게 불러일으킨 곳이 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 있는 마조렐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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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90년대 그린 ‘최후의 만찬’. 지난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이 역사적인 그림을 다시 들여다봤다. 다루는 상황은 물론 작품 자체의 중요성도 엄청나기 때문에 고민스러웠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맥락 혹은 배경부터 살펴보자.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전날 열두 제자와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가룟 사람 유다가 자신을 배신해 팔아넘길 것이고 베드로가 새벽닭이 울기 전 자신을 세 번 모른다고 부정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최후의 만찬’이 이런 상황을 가장 잘 그려냈지만 예수 사후 1500년이라는 시차를 감안하면 작품의 음식이 전부 역사적으로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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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하나가 되다…호이안서 찾은 '내면의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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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와 함께 편안히 숨 쉬며 천천히 가십시오.” 베트남 평화운동가이자 승려인 틱낫한은 이런 메시지를 담은 ‘인터빙(Interbeing·내면의 평화) 철학’을 만들었다. 인터빙은 꽃 한 송이가 피기까지 햇빛과 물·흙·비료, 정원사의 손길이 필요하듯 우리의 삶도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 가르침이다. 그는 인터빙을 실천하기 위해 명상과 마음 챙김, 내면의 평화, 비폭력 등을 강조했다. 베트남 포시즌스 더 남하이 호이안은 바쁜 일상에서 챙기지 못한 내면의 평화를 찾기에 최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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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서대문역을 향해 걷다 보면 망치질하는 거대한 사람의 형상이 보인다.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공공미술 설치작품 ‘해머링 맨’이다. 묵묵히 망치를 내려치는 이 남자 뒤에 우뚝 서 있는 건 흥국생명 신문로 사옥. 이 빌딩은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포인트로 손꼽히며 예술 애호가들로 북적인다. 3층엔 동시대 미술의 맥을 짚는 세화미술관, 지하 1층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예술영화관 씨네큐브를 품고 있어서다. 빌딩에 들어선 사람들은 로비에서 자연스럽게 분기된다. 위로 올라가 시각예술을 사유할 것인가, 아래로 내려가 영상예술을 감상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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