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경ESG 이승균 기자입니다. ‘폭염 경제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유럽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이 0.5% 가까이가 손실될 수 있다는 우려(알리안츠 7월 1일 보고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극단적인 폭염 등 기상 이변을 통화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ECB는 7월 4일 폭염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고 공식 인정하고 통화정책에 기후 리스크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프랑크 엘더슨 ECB 집행이사는 “지난해 폭염으로 독일 GDP가 실질적 타격을 입었고, 식품 가격은 최대 0.9% 상승했다”며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기후 및 자연재해 리스크가 물가 안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ECB는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폭염, 기후위기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손실 등 자연재해 위험도 적극 반영할 계획입니다.
기업도 폭염을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6월 30일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매출 1억 달러 이상 기업 지속가능성 담당자(336명)의 57%가 지난 1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경영 차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극한 폭염과 폭풍, 산불, 가뭄 등 물리적 리스크로 인해 비용 증가, 매출 손실, 인력 피해 등이 발생해서입니다.
보험업계는 폭염이 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폭염 리스크 모델링’ 기술을 도입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0년간 극단적인 폭염으로 인해 77억 달러(약 10조45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보험사들은 폭염 위험 지수를 정량화하고 특정 온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 데이터 분석업체 코탈리티(Cotality)는 주소 단위까지 폭염 위험 지수를 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글로벌 컨설팅사 머서(Mercer)는 폭염과 건강보험 비용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4년 11월 4일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우리나라 GDP가 21% 감소하고, 연간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폭염이 경제를 흔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