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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오늘의 뉴스

점점 땅으로 내려오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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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땅으로 내려오는 안철수

“돈을 번 적도, 세금을 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기업 규제 정책을 함부로 쏟아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한경 기자들을 만나서 한 얘기입니다. 그는 기업규제 3법이 ‘사기’라고 일갈했습니다. 여당이 기업규제 법안을 공정경제 법안으로 포장해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겁니다. “불공정경제 문제 해결의 핵심은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자유시장경제 구조를 만드는 것인데, 3개 법안은 그저 기업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 입문 초기에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인상을 주던 안 대표가 점점 땅 위에 내려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 차례의 정치적 실패를 겪으면서 성장을 한 것일까요. 대중들의 맹목적 지지나 환호가 끝났음에도 스스로 정치적 좌표를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문제는) ‘월급만 올리면 경제가 살아날 텐데, 집 가진 사람에게 세금 때리면 집값 떨어질 텐데'라는 식으로 손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경제라는 복잡계를 단순하게 보고 (정책을) 하니까 대한민국 전체가 고통을 받는다.”

과거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했던 정체성에 비춰보면 점차 자유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신자유주의 운운하는 대목에선 경제적 이념에 대한 공부가 완전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긴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간 불공정 거래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도 그렇구요. 하지만 정치인이 혼자 힘으로만 크는 것은 아닐 겁니다. 상대방의 실책과 정치 지형의 변화가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A4면에 좌동욱 고은이 기자가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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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중단 사태…무슨 일이 있었나

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유출돼 무료 접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배경을 찬찬히 들여다 봤습니다. 상온 유출사고를 일으킨 신성약품 대표는 한경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의 잘못을 선선히 인정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 백신 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 문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각에선 ‘예고된 사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입찰 단가가 너무 낮아 백신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적자를 감수해야하는 사정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과 관리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또 백신 부실관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이번 신성약품 건이 제 3자의 제보로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길목을 지켜 증거 사진을 찍었다는 겁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차제에 백신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국민들이 안심할 것 같습니다. A2면에 이지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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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지원하는 통신비 2만원

국회가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월 2만원의 통신비를 나이에 따라 ‘선별 지원’하는 대신 거기서 확보한 재원으로 독감 무상 예방접종을 확대하고 코로나 백신 예산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논란이 컸던 통신비의 경우 당초 ‘전 국민 지급’에서 ‘만 16~34세 및 만 65세 이상’으로 지급 대상을 줄였습니다. 만 35세~64세는 대부분 고정수입이 있어 통신비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입니다.

참 희한한 절충입니다. 여야 합의에 일부러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니지만, 왜 35세와 65세는 주고, 34세와 64세는 안주는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난지원금도 그렇고, 왜 이렇게 나랏 돈을 나눠줄 때마다 어수선한 것일까요. 개별 정책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누더기 지원책이 만들어지는 거죠. A1,3면에 이동훈 기자입니다.

스토리 고갈 시달리는 주식시장

한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습니다. 미국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고 연말 양도소득세를 피하려는 큰 손들의 매물들이 일찌감치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고 합니다. 올해부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되면서 연내 보유 주식을 3억원 이하로 줄이려는 투자자들이 늘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고액 투자자들이 그렇게 많냐구요? 박재원 기자 말로는 정말 많다고 합니다.

코로나 쇼크 이후 주가가 너무 큰 폭으로 반등한 것도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펼쳐진 유동성 장세 덕분이죠. 국내에선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로 대변되는 신흥 성장주에 대한 스토리가 점차 바닥을 드러내는 분위기입니다. 맛있는 반찬도 자주 먹으면 질리는 법이죠. 시장이 다시 방향성을 정할 때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A1,8면에 박재원 박의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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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