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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비대면 채용…"이젠 AI 눈치도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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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은행·SK텔레콤 등
서류 대신 AI역량검사, 화상면접

취준생 "어떻게 준비하나" 혼란
"면접 배경 신경 쓰여 카페 빌려"

하반기 채용 시즌이 돌아왔지만 ‘코로나 세대’의 취업준비생은 새로운 채용방식으로 혼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채용박람회부터 필기시험, 면접까지 모두 온라인·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취업준비생은 줄어든 채용 기회 속에서 인공지능(AI)면접이라는 낯선 방식까지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6일 기업 등에 따르면 하반기 채용의 상당수는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시행한 삼성은 하반기에도 온라인 필기시험으로 치를 예정이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현대자동차그룹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성시험과 면접을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전 정보가 부족한 취업준비생은 채용 방식의 변화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역시 ‘AI면접’이다. 윤혜린 씨(25)는 “유튜브에서 ‘이렇게 하면 정답률이 높다’는 노하우 영상부터 AI면접 개발사의 영상까지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현재 씨(25)는 “현장에서 면접관을 쳐다보는 것과 달리 모니터의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이 훨씬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생은 조금이라도 합격 ‘승률’을 높이기 위해 이어폰, 웹캠을 사는 등 별도의 지출을 하기도 한다.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헤드셋보다 이어폰을 써라’ ‘안정감 있는 화질을 위해 좋은 웹캠을 사는 게 좋다’는 비대면 면접을 위한 조언이 올라와 있다. 양세영 씨(25)는 “면접 때 등 뒤의 배경이 신경쓰여서 스터디카페의 공간을 빌리고 와이파이, 이어폰까지 전부 확인해야 해서 대면 면접보다 고려해야 할 게 많았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취업 학원에선 화상면접, AI면접 전문 강의도 늘어나고 있다. 가격은 최소 5만원에서 수십만원에 이른다. 한 취업학원 관계자는 “하루에 온라인 면접과 관련한 문의만 30건 이상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오현아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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