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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 돌파,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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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 돌파, 어떻게 봐야 하나

제가 이 공간을 통해 두가지 메시지를 일관되게 말씀드린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기업들의 저력이 대단하고 그 덕분에 수출과 성장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덜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코로나라는 전대 미문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것은 비정상이므로 유동성 장세의 거품을 유념하셔야 한다는 것이었죠.

11일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간단히 돌파했습니다. 2018년 6월 이후 2년2개월 만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입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장사 기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항공사 여행사 면세점 등의 고전은 지속되고 있지만 전자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의 업종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에 “우리 경제가 기적같은 선방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기업들의 선전 덕분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2%에서 –0.8%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이 전망치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일본(-6.0%), 독일(-6.6%), 미국(-7.3%), 영국(-11.5%) 등과의 격차도 큽니다.

주식시장에선 기업실적 만큼 안전한 버팀목이 없습니다.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은 유동성 장세에 기업들의 실적 효과가 가세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추가 상승 에너지는 풍부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코로나의 글로벌 재확산이 부담입니다. 엉뚱한 주문으로 받아들이실 수도 있지만, 일단 한국경제신문을 유심히 읽어주시기를 권합니다.

신문을 꼼꼼하게 보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증권 기사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국내외 흐름을 예민하게 살펴 국내 종목과 해외 주식을 균형감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분석기사도 한층 깊어졌습니다. 오늘자 A3면의 연령별 자산별 수익률 같은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한경은 또 모바일을 통해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유료)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신문과 모바일 독자 모두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약간의 자사홍보를 곁들여서 송구스럽지만, 시장의 넘쳐나는 정보들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을 골라서 강약을 조절하고 편집을 하는 것은 오프라인 신문 만이 갖고 있는 장점입니다. 거시경제 흐름과 산업 비즈니스 현장을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금융과 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탐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를 보는 것과 종이 신문을 넘기면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수용성과 이해도의 격차가 확연합니다. 매일 보는 종이신문에는 정보의 파편화, 분절화가 없습니다. 한경도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2400 이후의 시장 상황을 점쟁이처럼 맞힐 수는 없습니다.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고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오늘은 A1,3,22,23면 모든 기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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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베네수엘라 닮아간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베네수엘라를 닮아간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날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실제 2000년대 이후 베네수엘라 부동산 정책들의 골격을 취재해 봤더니 놀랍게도 지금의 한국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각종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취득·보유·거래세 인상 등에 이어 부동산 거래를 감시하는 별도 기구 설립까지 말입니다.

그 결과는 물론 부동산 시장의 파탄이었습니다. 반시장적 규제로 일관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13년 사망하자 베네수엘라 부동산 가격은 폭등세를 연출했습니다. 임대 물량과 거래 감소로 부동산 시장에 암거래가 횡행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도입한 정책들이 오히려 그들을 더 큰 곤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 심하게 망가졌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선방’이라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고 했는데요, 당시 많은 언론들이 ‘대통령 인식이 안이하다’는 식의 사설을 썼습니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내비친 자부심을 언론들이 야박하게 깎아내린 모양새가 됐습니다. 만약 문 정부의 경제정책이 보다 시장 친화적이고 혁신적이었다면 사설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위기같은 외부의 불확실성은 우리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 시장의 활기를 진작하고 기업들의 의욕을 북돋우는 것은 정부 정책으로 가능합니다. 그런데 현재 여당의 입법과 정부의 정책 흐름은 어떻습니까. 결코 경제활력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말할 수 가 없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장 개입 발언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한국 성장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은 방역과 기업의 역량 덕분입니다. 분명히 정부의 공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여당의 출현 이후에는 모든 정책이 일방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 전환의 길이 열려있는 데도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안타깝기가 그지 없습니다. 더욱이 경제정책이 베네수엘라 닮아간다는 기사를 쓰도록 해서야 되겠습니까. A1,5면에 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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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을 위한 변명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시작됐습니다. 김 전 수석은 강남 아파트 2채를 지키기 위해 민정수석이라는 공직을 던져버렸다는, 정말 말도 안되는 오해를 받고 있는데요. 제가 아는 한, 그 정도의 인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직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렇게 안팎에서 과도한 오해와 비난을 받으면서 청와대를 떠나게된 것일까요. 심경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어봤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강영연 기자가 주변 취재를 통해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듯한 여권의 분위기는 정말 살벌합니다. 정치적 신의는 오로지 대통령의 신임 여부에 달려있는 겁니까. A6면 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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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끝)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