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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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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강하다

경제신문을 만들다 보면 낙관보다는 비관, 기대보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작법에 더 끌릴 때가 많습니다. 냉정한 진단과 엄숙한 경고가 곁들여지면 ‘위기’ ‘비상’ ‘패닉’ 등의 제목들이 함께 춤을 춥니다. 시쳇말로 폼이 납니다. 하지만 지나칠 때도 있죠. 좋은 신호를 애써 외면하고 일부러 걱정을 사서 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7월 1-10일까지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줄어드는데 그쳤습니다. 석유제품과 자동차 부품의 부진을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 수출 등이 힘겹게 메웠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월 두 자릿수를 보였던 수출 감소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하반기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A5면에 정인설 기자입니다.

고작 열흘의 수출 통계치를 갖고 그동안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간과하고 있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기업들의 끈질긴 경쟁력입니다. 습관적으로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저 조차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봅시다. 제조업만 놓고 보면 한국의 경쟁상대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할 만한 국가는 어디입니까.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일 겁니다. 여기서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강인 미국은 제외합시다. 나머지는 어떻습니까. 중국의 위협과 추월은 ‘실제 상황’이지만 한국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중국 조선이 우리를 앞질렀다고 하지만 한국 ‘빅3’의 기술력과 건조능력은 아직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입니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에 자동차 수출을 본격화하려면 멀었습니다.

독일 일본은 또 어떻습니까. 여전히 강력하지만 한국과의 기존 격차를 더 벌릴 정도로 성큼 성큼 앞서 나간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주력분야도 조금씩 다릅니다. 4차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뒤처질 가능성은 있지만,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을 확실히 앞서나간 국가가 별로 없습니다. 해외 경쟁사들이 보기에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입니다. 오래 전부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있는 ‘샌드위치’ 신세를 걱정해왔지만 잘 견뎌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에도 성장률과 수출이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타격을 받는 요인도 이런 배경에서일 겁니다. 앞날에 대한 걱정을 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사방에 악재들 투성이입니다. 하지만 금방 숨이 넘어갈 것처럼 비틀거리는 경제도 자체 회복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능력의 원천을 잘 지키고 키워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수출과 서비스업 고용통계가 모처럼 호전된 것을 보며 촌평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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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대표선수로 뛰는 정의선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정책’의 상세 얼개를 공개합니다. 발표 형식이 특이합니다. 제조업계 대표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디지털업계 대표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각각 나서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에 대한 업계의 의견과 추진 계획을 보고한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각자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청와대와 연결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계획입니다. 세상이 조금씩 달라져가는 것을 확연히 느낍니다.

이것과 별개로 요즘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예사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면서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위한 협력기반을 닦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4자 동맹’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미래 성장의 키워드인 ‘수소경제’ ‘모빌리티’ 등의 화두도 선점을 하고 있는데요, 현대차의 혁신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A2면에 도병욱, 김형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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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단독…서울시 강남 주택공급 나선다

강남 재개발·재건축도, 그린벨트 해제도 안된다던 서울시가 자체 보유하고 있는 강남 유휴지에 2만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남의 세텍(SETEC) 용지와 거기에 붙어있는 동부도로사업소 용지,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와 잠실 마이스개발 인근 땅이 1차 물망에 올랐습니다.

임대주택 비중이 높긴 하겠지만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가운데 서울의료원부지와 잠실마이스 개발로 생긴 유휴부지는 용도를 상업용지로 상향해 용적률을 100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강북에서는 재개발과 역세권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주택공급 물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같은 방안은 박원순 시장이 생전에 결정했어야할 사안입니다. 부시장까지 보고를 마친 상태에서 박 시장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결재를 못했다는 전언인데요. 서울 주택가격 안정에 비상등을 켠 여당과 국토교통부도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A1,3면에 이유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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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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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