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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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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맬 일만 남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4월 전망치(-1.2%)보다 0.9%포인트를 더 낮춘 것이며, 연간 기준으로 1988년(-5.5%)이후 최악의 수치를 제시한 것입니다. IMF라고 국내 다른 분석기관들보다 예측 능력이 더 뛰어나나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높구요.

제가 IMF 전망과 별개로 주목하는 것은 올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훨씬 험난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선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통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사정이 더 나빠질 것 같습니다. 정부가 기업들의 부채 상환을 6개월간 미뤄놓은 덕분에 공식 부도율은 예년보다 줄었지만 9월이면 그 유예기간이 끝납니다. 당초 기대한 것은 그때까지 코로나 위기가 완화되고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의 사정이 호전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기미가 없습니다. 9월에 또 다시 모든 기업들의 부채상환을 유예할 수 있을까요?

재정을 풀어 버티고 있는 고용도 둑이 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유·무급 휴직에 들어간 근로자들은 50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없으면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여있는 이들입니다. 여기에 3분기를 지나면서 인건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더 많이 쏟아져나올 전망입니다. 재정으로 이 사람들의 급여를 계속 지급할 수 있을까요?

이미 기업의 절반 가량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코로나 충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외부감사기업 2만693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실업 확대로 가계 파탄 위기를 맞는 가구가 75만여 곳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현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제 안전벨트 맬 일만 남았다는 것이 저의 걱정입니다.

관건은 재정입니다. 기업 도산과 대규모 실업을 막으려면 재정을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합니다. 세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계속 빚을 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작정 모든 기업과 근로자들을 구제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은 불가피합니다. 가망이 없는 곳은 도려내야 새 살이 돋아납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청년들 생각도 해야할 것 아닙니까. 일자리를 나눠서 버텨야 합니다. 그래야 재정정책도 효과를 봅니다. A1,5면에 김익환 강진규 기자 등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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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부터 무너진다

우리은행이 음식점 일반주점 등 요식업에 대한 대출한도를 1억원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반짝 특수를 가능케했던 14조원 상당의 코로나 지원금이 거의 소진된 데다 이미 너무 많은 대출이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소람 박진우 기자 등이 현장을 취재해 A1,3면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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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논쟁…줌 없었으면 멱살 잡았다

한경의 두 번째 웹세미나(웨비나)가 기본소득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사회로 랩2050의 이원재 대표와 백승호 가톡릭대 교수가 찬성, 이병태 KAIST 교수와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반대쪽에 서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사회의 부를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는 찬성 토론과 “일을 하지 않는데 무슨 소득이냐, 좌파의 사기다”라는 반대쪽 토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웨비나가 아니었더라면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울 분위기였습니다. A4면에 노경목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한경닷컴이나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를 클릭하면 2시간의 열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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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조일훈

(끝)

오늘의 신문 - 2024.04.18(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