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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고니아가 사명 선언문을 바꾼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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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명 선언문(mission statement)입니다. 회사의 경영방침을 외부에 보여주는 수단이자 조직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이기도 하죠. 이 사명 선언문은 보통 창립할 때 창업주가 선포하면서 알려집니다.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함께 회사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가자고 독려하기 위해선, 또 외부에 ‘우리는 이런 회사입니다’를 보여주기 위해선 처음부터 명확한 사명을 선포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창업할 때 세웠던 사명선언문을 중간에 바꾼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입니다. 1991년 처음 시작한 파타고니아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윤리적 기업’을 추구하면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친환경 소재, 물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조공법 등을 사용했죠.

이 회사가 처음 밝힌 사명 선언문은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입니다. 다소 길고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죠. 환경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는 것이 주된 요지이지만 좀 더 명확히 해야 여러 세대들에게 공감대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서일까요. 19일 이 회사는 사명을 바꿨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로.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방향은 ‘지구를 되살리자’는 겁니다. 이를 위해 사업을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좀 더 분명하게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준 겁니다.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 회장은 이에 대해 “‘죽은 지구에서는 어떠한 사업도 할 수 없다’는 데이비드 브로우어의 말을 새겨야 한다”며 “지금의 환경위기가 극도로 심각하고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 또 시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좀 더 날카롭게 사명을 다듬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사명 변경은 앞으로 더 파격적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점을 예측하게 합니다. 그동안 이 브랜드는 풀뿌리 환경단체들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허브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제품, 기술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후원해왔습니다. 또 정부가 감면해 준 법인세 110억원 가량을 전액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도 했고요.

이본 쉬나드 회장은 앞으로는 신규 직원 채용에 있어서도 ‘환경에 대한 헌신적 태도’가 없으면 부서를 막론하고 직원으로 뽑지 않을 방침이라고 합니다. 브랜드 홍보대사를 선정하거나 스포츠 선수와 함께 협업을 할 때도 이 원칙은 적용된다고 하네요.

앞으로 파타고니아의 행보가 더 주목되는 건 ‘근본적 해결책’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기농 순면으로 옷을 만들면 당장의 환경 피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좀 더 멀리 보면 목화농장의 토양을 더 건강하게 가꾸는 데 투자하는 게 환경을 이롭게 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제품 공정, 운영시설을 비롯한 생사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 탄소 중립 기업’이 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탄소 중립기업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기업을 말합니다.

등반가이자 서퍼이기도 한 이본 쉬나드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지구상의 모든 기업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파타고니아의 첫걸음이 다른 기업들에 영감을 주고 나아가 지구를 되살리는 적극적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지금까지 총 8900만달러(약 975억원)를 환경단체 후원에 사용한 파타고니아가 다른 기업들에 어떤 긍정적 파급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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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9.05.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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