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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에 '경험담' 넣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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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 오늘은 나와 함께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취업 뽀개기’를 위해 달리고 있는 벨라와의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쓴다. 벨라는 해외영업 직무에 지원하며 자기소개서의 ‘입사 후 포부’ 항목을 쓰고 있었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소통을 전제로 하는 해당 업무에서는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쓰고 있었는데, 뭔가 번뜩 떠오른 게 있었는지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이 교환학생으로 있던 시절 얘기다. 자신은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다가갔는데, 아무리 친하더라도 개인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팔짱을 끼는 행위에 대해 극도로 예민해 했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그 글을 쓰면서 던지려고 했던 화두인 ‘문화 상대주의’에 부합하는 경험이었다. 그러나 나는 고민 끝에 그 경험을 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 경험을 통해 벨라가 어떤 의미를 얻었는지는 확실히 알겠지만, 이것이 그를 뽑아야만 하는 이유를 전달하기에는 분명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자주 말하는 것이 ‘무엇이든 경험으로 뒷받침 하라’다. 내가 얼마나 잘나고 대단한 사람인지 떠들어 봤자 보여 지는 것이 없으면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믿지 않을 것은 뻔하다. 경험을 제시해 자신이 얼마나 회사에 기여할만한 것들이 많은지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만약 경험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다면 자신의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개의 기업들이 자기소개서를 받을 때 항목별로 글자 수 제한이 존재하기에, 한정된 글자 수 안에 자신의 매력을 응축시켜 표현해야 한다.

대학에 있으면서 겪었던 모든 순간들이 곧 경험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회사, 산업군, 직무 그리고 내가 제시하는 나의 강점과 굳이 부합하지 않을 법한 경험까지 던질 필요는 없다. 자소서에 쓰기 가장 좋은 경험은 나의 존재나 역량으로 어떤 상황에서 문제를 타개했다는 논리로 진행되는 것이다. 앞서 벨라의 경험처럼 어떤 상황에서 내가 뭔가, 혹은 누군가로부터 부족한 점을 깨달았다는 내용은 자소서에서 나를 어필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다.

만약 저 상황에서 경험을 끄집어내본다면, 다른 문화권 친구들이 나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미리 노력했고, 그 덕분에 그들이 나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했다는 경험을 쓸 것 같다. 혹은 처음에 한번 그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수를 했지만, 그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몸을 삼가고 조심해 나중에 그 친구들이 나의 잘못을 보완하는 노력을 보고 더욱 마음을 터놓았다는 식으로 풀어낼 것이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경험을 조작하는 것인가요?’ 답은 아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그것을 다시 보고 재편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을 들여 그 경험을 조금만 깊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다른 관점으로 그 경험을 재해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못나서 더 좋은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절대로 아니다. 조금만 템포를 늦추고 나를 깊이 들여다보면 경험의 또 다른 얼굴이 고개를 내밀 것이다. (끝) / 필명 하리하리는 LG 서브원 출신의 이정준 아프리카TV 자소서 전문 BJ로 현재 브런치,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기소개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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