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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소주은행' 소리 없이 성업…이자도 소주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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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지방에서 돈을 내고 지역특산 소주를 예금하면 이자로 소주를 지급하는 소주은행이 성업 중이어서 화제다. 소주회사가 제품 홍보를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 소주은행은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치현 시만토초에 있는 옛 고치은행 다이쇼지점 건물에서 은행은 아니지만 은행 영업 방식을 빌려온 이른바 소주은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은행은 지역 특산물인 밤(栗)을 원료로 사용한 소주 ‘다바다히부리’를 만드는 지역 양조회사 무테무카가 운영 중이다.

2011년부터 제품 홍보 차원에서 밤소주를 소주 은행에 맡기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일정량의 소주를 이자로 붙여 돌려 준다. “예금이나 저금이 아닌 ‘예주(預酎)나 저주(貯酎)를 하자”는 홍보 문구도 내걸었다.

소주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소주통장이 발행된다. 5000엔(약 5만6450원)을 내면 밤소주 한 계좌(소주 720mL)를 개설할 수 있다. 두께 21㎝ 금속문이 설치된 창고에서 알코올도수 30도의 소주가 숙성된다. 일반 은행의 정기예금처럼 ‘정기 예주’의 만기는 1, 2, 3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자는 맡긴 소주와 같은 종류의 소주로 지급한다. 1년 만기에는 36mL, 2년은 72mL, 3년이면 108mL를 작은 병에 담아준다.

소주은행 측은 “이자로 주는 소주를 금리로 환산하면 5%가량 된다”며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선 고금리 상품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은행 측은 소주예금 상품을 발매한 이래 2000여 개 계좌를 유치했다고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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