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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 관리, 아군을 키우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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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누군가가 나의 평판에 점수를 매긴다면 여러분은 몇 점 정도를 자신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현재 재직 중이거나 또는 재직했던 회사에 여러분의 평판에 점수를 보태 줄 아군은 몇 명이나 있을까요?

“현 직장에 오고 나서는 이전 직장 분들과 친분을 쌓고 있지 않아 딱히 평판을 물어보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대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J부장에게 추천을 위해 평판을 물어볼 사람들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말입니다.

경력직 채용에 있어 평판조회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제 분명한 흐름입니다. 지난 5월 한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기업 인사담당자 378명 중 39.9%가 평판조회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이니까요. 기업별로는 외국계기업(58.6%)이 평판조회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기업(51.6%), 중소기업(38.0%), 공공기관/공기업(26.9%) 순이었습니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신입에 가까운 경력1~2년도 평판조회를 하는 경우가 있어 평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판조회는 채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요? 2년 전 한 취업포털에서 3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무려 91%가 ‘평판조회가 당락을 좌우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지난 5월 조사에 참여한 기업 인사담당자의 45.7%도 채용이 거의 확정된 상태에서 평판조회 결과 때문에 채용하지 않은 지원자가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이제는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봐도 평판조회 때문에 탈락하는 지원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동안 만나온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가상의 평판 점수를 물어보았더니, 평판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보았을 때 대다수가 70점~80점 정도를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 분들의 평판조회 결과도 동일했을까요? 대답은 ‘글쎄요’입니다.

대기업 유통사에 근무하던 K과장은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희망하면서 평판조회처로 저에게 3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추천한 사람은 본인의 직속 팀장과 동료, 그리고 후배 직원이었는데, 팀장의 경우에는 본인을 아주 신뢰하고 있을 거라는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평판조회를 한 결과는 그 반대였습니다. 동료와 후배는 그런대로 무난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했지만 직속 팀장은 K과장을 ‘섭섭한 점이 있었고, 신뢰할 수 없는 직원이었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평판조회를 통해 업무성과와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역량, 조직적응력, 리더십, 인성과 퇴사 사유 등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었던 설문조사 중 평판조회에서 불합격의 이유가 되었던 사례를 보면, ‘인격적인 문제가 있어서’(56.4%,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다음으로 ‘전 직장에 피해를 끼치고 퇴사해서’(46.7%), ‘업무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서’(25.6%), ‘허위사실을 기재하거나 위조해서’(23.1%), ‘퇴사사유가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니라서’(14.4%), ‘성과 등을 과대포장해서’(13.8%) 등의 순이었습니다.

평판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부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실어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10여년 동안 수 많은 평판조회를 해 본 결과, 재직 중인 회사에서 잘못했거나, 재직 후 관리가 되지 않아 평판이 잘못되는 경우도 종종 보았기 때문입니다.

K과장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평상시에 아군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내부 경쟁’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적으로 인해 ‘이직’이라는 외부 전투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방심하다 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의 감정에 실려 나오는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판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성공적인 경력관리와 이직을 위해 오늘부터 평판관리에 신경 써 주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직장생활에서 아군을 키우고 나를 살리는 길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