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체제가 뒤바꾼 생활공간
단순히 ‘덜 교류하는’ 차원을 넘어 ‘완벽하게 혼자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간과 일을 자기 스타일로 통제하고 자신이 통제 가능한 공간에서만 생활하려는 사람들이다. 그 속에서 불안이나 외로움이 아니라 평온함을 느낀다. 현재를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에 ‘홀로’를 합성해 ‘횰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유튜브는 집에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10대들의 경우 2위 사용 앱(응용프로그램)인 카카오톡보다 4배나 사용 시간이 많았다. 몸은 쉬면서 새로운 자극을 찾는 뇌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공간, 다양성과 새로움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결혼도 비용’,…소비 감소 우려도
혼밥(혼자 밥먹기)은 일상화됐고 스마트폰으로 배달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지난해 24.9%에서 올해 34.7%로 높아졌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보니 간편식 시장 규모도 커졌다. ‘지난 1년간 가정간편식을 접해봤다’는 응답자는 98.6%에 달했다.

관계도 구분, 일보다 여가
자신의 영역을 중시하면서 다른 사람의 개입은 불편과 피로의 원인이 된다. 사람에 대한 부담이 무인점포, 무인판매 등 비대면 서비스의 일상화를 이끌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에서 ‘자발적인 동기’를 중시하고 일 자체보다는 여가생활에 더 가치를 두는 경향은 젊은 층일수록 뚜렷했다. ‘여가생활이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20대는 70%, 30대는 56.4%, 40대는 48.8%, 50대는 43.2%가 ‘그렇다’고 답했다. 직장과 일상에서의 인간관계를 구분하다 보니 과거 ‘완고하고 나이 든 어른’을 지칭했던 ‘꼰대’의 개념은 ‘후배나 약자의 인생에 과하게 개입하는 오지랖 넓은 권위적인 선배’라는 의미로 확장됐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은 ‘내 생활과의 관련성’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된다. 남북한 관계 개선 같은 큰 이슈보다 미세먼지 증가나 재활용 쓰레기 대란 등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집이 가장 편하다. 집에서 운동하고 집에서 밥 먹고 집에서 논다. 친구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한다. 새로운 경험은 유튜브로 대리 만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