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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극적일 수 없다'...13분 감동드라마 연출한 남북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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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태 정치부 기자) 현직 대통령으로 11년만에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맞은 이는 예상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였다. 국빈자격으로 방문하는 타국의 대통령을 국가정상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하는 경우는 외교적 의전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엄청난 환영인파를 비롯해 최고지도자와 부인, 사실상 권력서열 2위인 동생 김여정(노동당 제1부부장)이 영접을 나옴으로써 문 대통령 내외에 대한 최고수준의 환대장면을 연출했다.

영접인사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조직지도부장),이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이용호 외무상,김수길 총정치국장,노광철 인민무력상,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조용원 당중앙위 부부장 등도 포함됐다. 권력서열 10위내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으로, 정상외교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극진한 환대다. 과거 평양을 방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두차례 환대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란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18일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대형화면에는 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1호기가 이륙하자 마자 평양 순안공항의 환영식 준비장면이 생중계됐다. 한복과 양복을 입은 남녀 환영인파들은 꽃가지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문 대통령과 방북단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환영인파들은 오전 9시 45분 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순안공항 상공에 나타나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9명의 북측 고위급 인사가 전용기 앞에 도열을 마친 10시 7분께 환영인파의 술렁임은 갑자가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김정은과 이설주가 공항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환영인파들은 일제히 꽃가지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문 대통령 내외가 10시 9분께 전용기 문을 열고 나오자 환영분위기는최고조로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든후 계단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정은과 이설주를 첫 대면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공항까지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란 간단한 인사말을 나눈후 세차례 포옹으로 친근감을 표시했다.

남녀 화동이 전해준 꽃다발을 받은 문 대통령 내외는 김정은의 안내로 북측 인사를 소개받은후 북한의 육·해·공군의 사열을 받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군 사열을 끝내고 환영인파속으로 들어간 장면은 이날 환영식의 하이라이트였다. 환영인파들은 ‘만세’환성을 지르며 ‘문재인 대통령의 환영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는 현수막 문구만큼이나 열렬한 환영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환영인파 일부가 발을 구르며 환성을 지르는가 하면 일부는 흐느끼기까지 했다. 북한주민의 열렬한 환영에 얼굴이 상기된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면서 환영인파속으로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앞줄 환영인파 몇몇의 손을 잡고 “감사합니다”란 말을 되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여사는 10시 23분게께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면서 13분여의 ‘짧지만’ ‘극적이었던’ 환영식은 마무리됐다. (끝) /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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