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비 오는 날 아침의 다세대주택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분주한 아침,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주인집 할머니가 꼭대기 층에서 문을 열고 나와 내려오며 입주자들을 마주친다. 2층 집에선 사춘기를 겪는 듯한 학생과 그 학생을 챙기는 직장인 언니가 나온다. 1층엔 출근길마다 어린 딸을 어린이집 차에 태우는 젊은 부부가 산다. 반지하 1층에는 새벽 늦게까지 음악 연습에 빠져있는 젊은 청년 셋이 악기와 함께 널브러져 있다.
어느 날 주인집 할머니는 세 가족들에게 소독이 진행될 예정이니 오후에 집을 비워 달라는 안내문을 돌린다. 그 후 할머니는 이마트를 찾아가 할머니는 피코크 코너를 지나가며 세 가족들에게 선물할 먹거리를 카트에 가득 담는다. 입주자들이 집을 비워놓은 사이 할머니는 텅 빈 집을 돌아가며 피코크 제품으로 푸짐한 저녁상을 차리고, 냉장고를 가득 채워 놓는다.
할머니의 깜짝 선물에 놀란 세 가족들은 오붓한 저녁식사를 즐긴 뒤 할머니까지 초대해 다같이 옥상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행복한 순간을 즐긴다. 저 멀리 이마트 옥외간판이 빛나는 것을 비추며 영상은 막을 내린다.
유튜브에서 이 광고는 “훈훈한 한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일부러 검색해서 광고를 찾아본 건 처음이다” 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광고는 이마트 비밀 연구소의 출범 1000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비밀연구소는 ‘피코크’ ‘노브랜드’ 등 이마트 자체상표(PB) 브랜드를 개발하는 곳으로 지난 2015년 8월 탄생했다.
비밀연구소의 대표작인 피코크는 가정간편식(HMR)과 디저트·소스 등을 아우르는 먹거리 브랜드다. 피코크를 이용하면 요리하는 시간이 줄어 들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은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광고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피코크와 함께 하면 가족들과 조금 더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원하는 내용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별도 광고대행사 없이 영화 영상 시각효과 전문회사인 모팩과 손잡고 자체적으로 제작을 진행했다.
‘어느 좋은 날(One Fine Day)’ 광고는 유튜브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잔잔히 흐르는 배경음악이 좋다. 볼륨을 조금 높이거나, 이어폰을 이용해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끝) /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