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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장의 ‘추상성' 뭐길래?…북한 관련 거래에서 경남은행이 무혐의 처리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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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신 금융부 기자) 최근 북한이 금융계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경남은행과 또 다른 금융회사 한 곳이 북한산 석탄과 선철의 국내 밀반입 과정에서 수입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줬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금융계는 바싹 긴장했는데요. 해당은행이 미국의 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경제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정부와 기업·금융기관·개인을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제2차 제재)’ 대상으로 올리곤 합니다.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되면 미국과 관련된 거래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에 오른 은행들은 사실상 모든 해외 업무를 할 수 없는데요. 2005년 북한의 자금 세탁에 이용됐다는 이유로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결국 파산했습니다. 올해 초 북한 연계 기업의 돈세탁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를 받은 라트비아 소재 ABLV 은행 역시 청산직전으로 내몰리고 있지요.

엄청난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보이지만, 경남은행은 느긋한 모습입니다. BDA나 ABLV가 고의적이고 지속적으로 북한 관련 자금 세탁을 해온 데 반해 경남은행은 ‘모르고 당한’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21일 국정감사에서 “신용장 개설을 한 국내 은행들은 이번 북한 석탄 밀반입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용장거래는 수출입업체의 부족한 신용을 채우기 위해 은행이 지급보증을 해주는 것입니다. 수입업자가 수입대금을 치르기 위해 신용장 개설을 요청하면 은행은 선하증권, 원산지 증명 서류 등 서류를 구비해 올 것을 요구합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용장통일규칙(UCP 600)에 따라 서류가 완비되면 신용장이 개설됩니다. 은행은 지급보증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지요.

중요한 점은 은행은 서류만으로 신용장 거래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신용장거래의 ‘추상성의 원칙’이라 하는데요. 실제로 무슨 물건이 어떻게 수출입됐는지는 검증하지 않습니다. 신용장은 실제 물품거래가 아닌 물품을 상징하는 서류에 의한 거래이기 때문에 서류상 문제가 없다면 서류에 관계된 물품, 용역 또는 의무이행 여부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은행은 서류에 따라 판단하고 수출입 분쟁은 수입자와 수출자가 법정에 가서 다툴 일이라는 겁니다. 신용장 개설은 서류와 절차가 완벽하면 은행이 면책된다는 것입니다. 경남은행 측도 “러시아산 선철로 알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신용장을 발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과 수입이라는 명목으로 신용장을 튼 다음에 벽돌을 수입해도 서류만 완벽하면 거래가 완료됩니다. 경남은행을 통해 신용장을 튼 업체들은 러시아 상공회의소 등에서 받아온 원산지 확인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류의 위조 혐의는 수입업자들이 책임질 일이지요.

신용장거래에서 ‘추상성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신용장거래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은행 직원이 관련 거래를 직접 다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짜고 했다면 다른 얘기입니다. 하지만 신의성실 원칙과 규정에 따라 확인하고 신용장을 개설해 줬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관세청도 마찬가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관세청은 국내 반입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 등을 불법으로 들여온 혐의로 수입업자 3명과 이들이 운영하는 3개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신용장을 개설한 국내은행은 처벌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국내 은행들이 피의자들의 불법행위를 인지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죠.

일각에서는 경남은행의 제재 가능성이 아예 없어진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미국이 제재하는 것은 은행이 북한으로 달러화 송금을 했는지 여부이기 때문이지요.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국정감사에서 “경남은행이 지난해 8월 7일 선박 ‘싱광 5’를 통해 71만? 달러 규모의 선철을 들여온 업체에 신용장을 내줬는데 결국 달러화가 송금됐는지가 중요하다”며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정부당국이 이를 정확하게 파악했어야 하는데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끝)/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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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9.2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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