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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도 뛰어드는 남자 화장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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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주 생활경제부 기자) 남자도 화장하는 시대입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립밤을 바르는 남성들은 “이상하다”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지만, 이제 달라졌습니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선 남녀 할 것 없이 피부 보정 제품과 립글로스는 기본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소개 받은 남학생이 날 만나는 자리에 BB크림도 안 바르고 왔더라. 너무 무신경한 것 아니냐”고 토로한 여중생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성들의 화장을 바라보는 시선 차이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은 성별에 관한 것이 아니다.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커지는 남자 화장품 시장에 샤넬도 이같은 비전을 던지며 뛰어들었습니다. 샤넬은 다음 달 1일부터 브랜드 최초로 남성 메이크업 라인인 ‘보이 드 샤넬’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보이 드 샤넬의 첫 출격지는 바로 대한민국. 올해 11월부터는 샤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모든 나라에서 살 수 있으며, 내년부터 전세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될 계획입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은 깔끔한 피부 표현을 위한 기본 제품입니다. 얼굴 잡티을 가려주는 파운데이션을 비롯해 부드러운 입술을 위한 림밤, 눈썹선 정리에 도움이 되는 아이브로우 펜슬을 선보입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느낌을 살려 남자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샤넬 측 설명입니다.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덮어 남성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을 챙기기 바란다는군요.

보이 드 샤넬의 첫 모델은 드라마 ‘도깨비’로 인기를 모은 배우 이동욱입니다. 샤넬에서 한국 연예인을 홍보대사가 아닌 캠페인 모델로 기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홍보대사는 시즌에 따라 화보 촬영을 하는 단기 모델의 개념이라면, 캠페인 모델은 브랜드 전체를 대표해 담당하는 얼굴입니다. 이동욱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화권,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톱 스타로 떠올라 샤넬의 남성 뮤즈로 발탁됐다는 설명입니다.

남자들의 화장품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업계에서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이 시장은 국내 기준 2011년 8784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1843억원으로 커졌습니다. K팝 열풍에 더불어 남자 아이돌 그룹의 짙은 무대 화장이 남성 화장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08년 역사를 지닌 명품 브랜드 샤넬이 새로운 영역에까지 발을 담그는 이유입니다. (끝)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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