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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 방치하던 中, 달러 풀어 시장 개입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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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1년 만에 최저
美 견제 들어오자 高환율 제동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1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산하고 중국 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전쟁 와중에 미국이 위안화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이미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한 행동에 들어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22일 중국 외환시장에 따르면 공상은행을 비롯한 중국 주요 국유 은행들은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 팔기 시작했다. 한 외환 트레이더는 “국유 은행이 중국 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81위안에 달러를 팔고 있다”며 “달러 매도를 넘어 역내·외에서 달러 유동성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만간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진정시키기 위한 구두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8위안에 근접할 때마다 “적절한 수준에서 환율을 안정시킬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 하락세에 제동을 걸어왔다.

위안화 가치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0% 올린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 인상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평가절하됐다는 뜻이다. 고시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이날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14일(6.7774위안) 이후 약 1년 만의 최고치다. 위안화 가치는 한때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6.83위안, 역내 시장에선 6.81위안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는 미·중 통상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3개월 동안 8% 하락했다. 달러 강세 영향도 있지만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수출 감소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자 인민일보는 미국에 낭떠러지에서 말 고삐를 돌리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22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은 무역전쟁을 일으켜 스스로 저지른 악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