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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브릭' 가속화… 英 금융권 일자리 3만여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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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29일 오후 11시(영국 현지시간), 유럽연합(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기준 30일 0시 이뤄지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기업들이 영국을 떠나는 ‘엑소브릭(엑소더스+브리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 내 일자리 감소와 경제 위축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엑소브릭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분야는 영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금융이다. 지난해부터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 HSBC,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등 내로라하는 금융회사가 영국 내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최대 4000개, 골드만삭스는 3000개의 영국 일자리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 다른 EU 도시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HSBC도 런던 직원 1000명을 파리로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프랑스 금융안전위원회에 대체투자 회사 설립을 신청해 ‘탈영국 러시’에 가세했다.

금융사들이 영국을 떠나는 이유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는 다른 EU 회원국 고객에게 지금처럼 결제, 전자화폐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이 500여 개 영국 핀테크업체에 브렉시트 비상 계획을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의 유명 싱크탱크인 브뤼겔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에서 1조8000억유로의 자산이 빠져나가고 금융업과 관련된 3만여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영국 사업을 줄이는 제조업체도 늘고 있다.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는 영국 런던 본사를 네덜란드 로테르담 본사로 통합 이전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까지 만나 이전을 막아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영국 구매공급협회가 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조업 일자리 5개 중 1개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관측됐다. 영국 자동차공업협회도 브렉시트가 영국 내 수십만 개 일자리를 없앨 가능성이 있다는 성명을 내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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