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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합격자 발표하는 농협은행 "신입사원 지방 발령 폐지도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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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6개 은행권 가운데 추가합격자를 발표하는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합니다.”

NH농협은행에서 채용 업무를 맡고 있는 허승혁 과장의 말입니다. 허 과장은 “지난해 5급 최종합격자 150명 가운데 20명이 다른 은행과 중복 합격돼 추가합격자 20명을 발표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농협은행은 이런 방식으로 당초 발표한 채용 예정인원을 그대로 뽑았습니다. 물론 신입사원 연수 도중 이탈이 생기면 그때는 충원은 하지 않습니다.

농협은행과 달리 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기업은행 등은 당초 채용 예정인원을 발표한 뒤 중복합격으로 인한 결원이 생겨도 추가합격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중복합격자들의 이탈을 미리 예상해서 선발 인원의 10~15%를 더 뽑습니다. ‘중복합격 이탈 학습효과’인 셈이죠.

농협은행은 지난해의 경우 신입 행원들의 50%를 지방 농협은행에서 2년간 근무토록 했습니다. 농협은행의 특성상 전국에 영업소가 있기 때문이죠. 주로 서울·경기권에 합격자 절반을 발령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격자들 가운데는 지방 근무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 올해부터는 ‘지방 발령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지방 발령이 싫어 퇴사를 하는 입사자가 있기 때문에 은행 인사담당자로서는 이 또한 풀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기업은행은 채용 공고문에 ‘지역할당 채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대전·충청, △광주·호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등 4개 지역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역할당 채용을 했습니다. 지역할당 채용 입사자는 5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근무를 해야 합니다.

농협은행은 매년 상반기 6급, 하반기 5급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상반기 6급 350명을 선발했고, 하반기에 5급 150명 정도를 뽑을 예정입니다. 5급 채용전형 가운데는 필기시험 논술이 있습니다. 6급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허 과장은 “올 하반기 논술 폐지를 검토 중인데 확정짓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논술시험을 시행 중인 은행은 농협은행이 유일합니다.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채용부터 논술시험을 없앴고, 국민은행도 올 하반기부터 논술시험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평가의 공정성 때문입니다.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A은행은 지난해 자기소개서를 모두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채용 공정성과 관련해서 수사를 받게 되면 인사 담당자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정작 원하는 인재를 자신의 방식대로 뽑기보다는 ‘채용의 공정성’이란 이름하에 최대한 흠 잡히지 않기 위한 방법을 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채용비리 수사에 지친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은행연합회에 ‘채용시험을 주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채용비리 수사가 채용 담당자들의 ‘우수 인재를 뽑고자 하는 기운’마저 앗아간 느낌입니다. (끝) /true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