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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협상 없는 '美·中 경제냉전'… 장기전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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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모진 강·온 분열
정확한 요구사항 못 내놔

中, EU·러와 공동전선 타진
왕치산 내세워 국면전환 모색

미·중 통상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확전 일로다. 양국 정부의 협상이 한 달 가까이 중단된 상태라 충돌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점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대미(對美) 무역흑자 2000억달러 감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양국 협상이 겉돌게 된 요인이다. 백악관과 행정부의 정책 책임자들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갈리면서 명확한 협상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에서는 미국과의 통상갈등을 ‘경제 냉전(economic cold war)’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기본적으로 패권 전쟁인 만큼 통상 문제로만 접근해선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다른 나라와의 공동 전선을 추진하며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협상 없는 장기전 상태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양국 고위급 논의가 당장 재개될 계획이 없어 갈등이 조만간 진정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공식 논의가 없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갈등이 해결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중은 지난 5월부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이끈 고위급 협상을 세 차례 했지만 관세전쟁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은 이달 6일 34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 데 이어 10일 2000억달러의 수입품에 오는 9월부터 10% 관세를 매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며 같은 규모의 보복에 나선 상태다.

백악관 관계자는 NYT에 “미국은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우려를 명확하게 밝혔지만 응답이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렉 입 월스트리트저널 경제평론가는 “미국이 뭘 원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가 명확하지 않고, 참모진도 강·온파로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 온건파인 므누신 장관과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판매한다면 더 많은 농산물과 에너지, 첨단기술 제품을 사겠다’는 기존 제안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분쟁이 올해 완화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미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인다”고 논평했다.

◆“경제 냉전이 시작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중 통상전쟁을 단순히 양국 갈등이 아니라 다자주의와 일방주의의 대결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경제 냉전’ 성격이 큰 만큼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캐나다, 러시아 등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중국은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EU 정상회의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EU를 설득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선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중 충돌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심복인 왕 부주석은 현안 해결을 도맡아 일명 ‘소방대장’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협상은 류 부총리가 담당해왔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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