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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세미나 끝까지 경청한 동양생명·ABL생명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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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금융부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선 생명보험협회 주관으로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생보업계 임직원들이 국내외 보험 전문가들의 식견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생보협회가 마련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세미나였죠. 글로벌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트렌드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업 혁신 기회 등 흥미있는 주제가 발표됐습니다.

이날 세미나엔 국내 주요 생보사 최고경영자(CEO)들뿐 아니라 자유한국당 김용태·김종석 의원,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참석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축사를 했고, 최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금융 및 보험산업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세미나는 오후 1시30분부터 2시까지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과 국회의원들의 축사, 오후 2시부터 2시30분까지는 최 위원장의 기조연설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최 위원장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 다음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실내를 정돈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때 최 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은 다른 일정 때문에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들과 함께 대부분의 생보사 CEO들도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이렇다보니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 등 여러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생보사 CEO들이 앉아있던 앞자리가 텅 비어버리게 됐습니다.이 때문에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가 앞자리를 채워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죠.

그런데 행사를 주관한 신 회장과 함께 두 명의 CEO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과 순레이 ABL생명 사장이었습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안방보험 계열사입니다. 뤄젠룽 사장은 중국인이며, 순레이 사장은 싱가포르 국적의 중국계입니다. 다른 국내 생보사 CEO들은 일찍 자리를 뜬 반면 두 명의 CEO는 이후에도 3시간여 동안 자리에 앉아 주제 발표를 들었습니다. 뤄젠룽 사장은 통역까지 대동하고 주제 발표를 경청했죠.

통상 CEO들은 워낙 일정이 많기 때문에 1분 1초가 아까운 사람들입니다. 이렇다보니 대개 CEO들은 행사에 참석하면 금방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두 명의 사장들이 4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에 참석해 세미나를 경청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회사측에 물어봤습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CEO가 4차 산업혁명에 워낙 관심이 많은데다 생보협회가 주관한 행사인 만큼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게 도리라고 판단해 일정을 비워놨다”고 전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해 끝까지 진지하게 발표를 경청하는 두 명의 사장들의 모습이 기자의 눈엔 신선해 보였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4차 산업혁명 관련 정보가 두 회사의 혁신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 /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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