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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오갔던 최저임금 회의에서 입 한번 안 뗀 의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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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박재원 기자) “강병원 위원님 요새 너무 조용히 계셔서 적응이 잘 안 됩니다. 한 말씀 하시지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정하기 위해 여야간 뜨거운 설전이 오갔던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회의 도중 위원장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뒤늦게 공개된 당시 회의록 내용에서다. 회의 내내 발언을 하지않았던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지적이었다.

강 의원은 “또 말씀 듣고 제가 하겠다”며 이날 안건인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다. 회의가 재차 이어지던 도중 임 위원장은 “강병원 위원님 한 말씀 해 주시지요”라며 거듭 발언을 부탁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넘겼다. 자정을 넘겨 펼쳐진 밤샘 회의에서 더이상 강 의원은 입을 떼지 않았다.

말을 아낀 의원은 또있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강 의원이 말이 없자 임 위원장은 문 의원을 향해 “문진국 위원님 한 말씀 해 주시기 바란다”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나도 김삼화 위원님하고 신보라 위원님하고 동일하다”는 말뿐이었다. 회의록 상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발언이다. 이들이 모습은 “제 의견도 말할 기회를 달라”며 발언권을 얻으려 애썼단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상반됐다.

무성의한 태도는 앞선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1차 회의가 열린 지난달 21일에도 위원장 대리를 맡았던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위원님들 다 의견을 말씀해 주셨으니 문진국 위원님이나 서형수 위원님이나 강병원 위원님도 의견을 말씀해달라”며 꼬집어서 지목했다. 문 의원과 강 의원의 이름은 이처럼 이날도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강 의원은 “제가 논의를 처음부터 잘 안 와서 다른 분들 말씀 좀 듣고…”라며 대답을 피했다. 회의 내용을 몰라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 네차례에 걸친 회의록에 기록된 강 의원에 발언은 이것이 전부다. (끝) /wonderful@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