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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초청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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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중소기업부 기자) 중소기업계를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2018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열었습니다. 2007년 이후 12년째 열리는 중소기업 잔치마당입니다.

이번 행사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21일 개막식 후 열린 특별초청강연 강사로 나왔습니다. 1920년생인 김 명예교수는 ‘산다는 것의 의미’를 주제로 연단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마이크를 두 손으로 꼭 잡고 1시간반가량 강연했습니다. 내년이면 100살인 김 명예교수는 과거 젊었을 때 어렵게 여러 명의 가족을 부양하다가 어느 순간 밥벌이를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해 회의가 들었고 이후 일 자체를 좋아해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했습니다. 중소기업인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 고민하며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고 가볍게 많이 쓰는 사람이 부자”라는 부자론도 꺼내놨습니다. 나를 위해 쓰는 게 아니고 사회에 도움을 많이 주는 사람이 부자라는 얘기입니다.

김 명예교수는 “30살 전까지는 공부를 하고 이후 60살까지는 일을 하고 그 이후 제2의 인생이 온다고 한다”며 “60대 이후가 가정에서 해방되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나이니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독서 등 학습을 통해 누구나 75세까지 성장할 수 있는데 그 성장을 얼마나 연장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노력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 명예교수는 대학 졸업 후 잠시 중고등학교 교편을 잡을 때 인촌 김성수 선생으로부터 배운 점 3가지도 소개했습니다.“아첨하지 마라, 동료 비방하지 마라, 편가르지 말자라는 세 가지 교훈을 평생의 지침으로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김 명예교수님은 마지막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은 후세에도 남지만 나를 위한 일은 남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연세대를 졸업한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대학 1학년때 교수님으로부터 철학 강의를 들었다”며 “연로하셔서 하루라도 빨리 모셔서 중소기업인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올해 귀중한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노 교수님의 잔잔한 음성이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중소기업이들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회인으로 더 성숙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또다른 중소기업 대표도 “김 명예교수님의 살아온 인생을 들으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며 “직원들과 함께 커가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습니다.(끝)/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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