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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트로이트:비컴 휴먼’으로 엿보는 영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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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IT과학부 기자) 콘솔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용 게임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국내외 콘텐츠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 게임 제작사인 퀀틱 드림(Quantic Dream)이 내놓은 게임입니다.

2038년 미국 디트로이트 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형 휴머노이드)을 게임 이용자가 직접 조종해 주어진 미션을 달성해 나가는 내용입니다. 가정부, 건설 인력뿐만 아니라 스포츠 등에서 안드로이드가 대거 투입된 미래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안드로이드의 대체노동으로 인해 실업률이 30%를 돌파합니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에 대한 인간의 부정적인 시각도 담고 있습니다. 인간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는 ‘물건’ 취급을 받습니다. 일부 안드로이드는 자신만의 판단과 감정으로 인간에 대응하기도 합니다.

게임 내용이 새롭지는 않습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등 SF장르의 소설, 드라마, 책 등에서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그래픽 수준은 실사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나긴 합니다. 그렇다고 게임 ‘언차티드4’, ‘갓오브워4’ 등 최근에 나온 게임을 압도할 정도는 아닙니다. 게임 연출장면도 평범한 수준입니다.

주목되는 것은 독특한 게임 진행 방식입니다. 게임 이용자가 선택하는 행동과 대사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바뀝니다. 게임을 하면서 정보를 많이 수집할 수록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사와 행동도 늘어납니다. 하나의 사소한 선택이 엄청난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게이머마다 게임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 게임의 결론이 대부분 같은 것과 비교가 됩니다. 게임 이용자는 게임 속 챕터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선택이 전체 이용자의 몇 %에 해당되는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1%가 나오게 되면 정말 세계에서 극소수만 체험하는 게임이 됩니다.

지난 4월 방한한 기욤 드 폰다미어 퀀틱드림 공동 대표는 “게임 이용자가 내린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크게 달라지는 점이 ‘디트로이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화업계에서는 ‘디트로이트’가 영화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관람객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영화 이야기에 직접 개입하는 일명 ‘인터랙티브 영화(interactive cinema)’가 상업영화에서 가능하다는 전망입니다. 대량소비의 영화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끝) / kjwan@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