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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뇌과학자의 치매 예방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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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세계적 뇌 과학자인 개리 스몰 미국 UCLA 노화연구소장이 지난 26일 방한했습니다. 하버드대 의대 졸업 후 30여년 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그는 170여 년 전통의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뽑은 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 개척자 50인으로 선정된 인물입니다. 뇌 노화의 첫 징후를 감지해내는 두뇌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고 인간 노화 분야와 관련된 500여편의 과학 연구 논문을 저술하면서 노화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오신 분이죠.

스몰 박사가 방한한 이유는 한국치매협회 주최로 열린 봄 심포지엄 특별 초청 강연 연자로 초청됐기 때문인데요. 이날 행사의 주제는 ‘치매예방, 뇌 동 지 면 식 감(腦 動 知 眠 食 感)의 대향연’으로 치매와 관련된 학계, 의료계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치매 예방과 뇌 건강 관리법에 대한 강연도 진행돼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특히 심포지엄 특별 초청 연자로 참석한 스몰 박사의 강연에 이목이 쏠렸다고 합니다.

그는 ‘커큐민이 노화와 관련된 인지 저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는데요. 커큐민(Curcumin)은 카레의 주성분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카레가 노란색인 이유도 커큐민 때문인데요. 인도산 울금, 또는 강황이라 불리는 식물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노란 빛깔을 띈 성분을 말합니다. 커큐민은 간 기능 개선, 근육 피로 개선, 피부 수분 증가 등 항산화,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몰 박사는 지난해 열린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에서 ‘테라큐민의 경도인지장애(MCI)를 포함한 비치매 장노년층 기억력, 주의력 및 우울감 개선 임상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테라큐민은 울금에서 추출한 커큐민을 극소 입자로 만든 성분입니다. 이 연구 발표는 지난 1월 저명한 국제 학술지 ‘미국노인정신의학저널’에도 등재됐죠.

스몰 박사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 있거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51세에서 85세 남녀 총 40명을 대상으로 총 18개월 동안 테라큐민 90㎎을 1일 2회 섭취하도록 하고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테라큐민을 섭취한 그룹의 장기 언어기억력 및 주의력 측정 결과와 우울감 평가 점수가 플라시보 군에 비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스몰 박사는 “커큐민(테라큐민) 등 건강한 영양 선택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다 정확한 연구결과를 위해 후속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테라큐민의 기억력 향상 효과가 알츠하이머 병의 유전적 위험, 나이, 인지 문제의 정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만약 테라큐민과 알츠하이머의 구체적인 상관 관계가 밝혀진다면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카레를 이용한 식품 산업도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뇌 건강을 위해 음식 섭취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게 치매 예방의 첫걸음이겠지요. (끝) / ac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0(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