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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구멍 뚫렸다"는 北·中 접경지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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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회담 이후
對北제재 완화 조짐 뚜렷
단둥行 북한 근로자 급증
北에 기름 보내는 유조열차↑

中은 "국제제재 지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북한과 중국) 국경에 구멍이 훨씬 더 많이 뚫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밝히면서 북·중 국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소식통과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3월과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한 이후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에선 양국 간 교역이 다시 활발해지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우선 중국 정부가 북한 근로자의 외화벌이를 다시 묵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규 취업비자를 받지 않고 친척 방문이나 관광 목적으로 발급받은 도강증(渡江證)을 이용해 입국하는 북한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중국 경찰도 이를 사실상 묵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의 한 중국 기업인은 “지난 3월 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부터 북한 근로자의 입국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도강증을 받고 단둥으로 들어온 북한 근로자가 지난 한 달간 5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제재로 작년 8월부터 전면 금지된 북한 수산물 수입도 지난달 말부터 재개됐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 무역상은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이 북한 수산물 반입 재개 지침을 비밀리에 하달했다는 말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북한에 기름을 보내는 유조 열차도 이달 들어 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요즘 북한에 보내는 원유가 하루 평균 유조 열차 80량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조차 한 량은 60t으로 80량이면 4800t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양을 계속 보내면 유엔이 정한 대북 원유 공급량 상한선인 연간 400만 배럴(약 64만t)을 넘게 된다.

중국의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해상 밀무역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 근처 항구의 중국 배가 북한 평안도에서 나오는 배와 바다 위에서 화물을 바꿔치기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상 밀무역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해상 밀수가 (대북 제재)의 허점이 돼선 안 된다”며 “일본이 (해상 밀수 감시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국제 의무를 엄격히 준수·이행하고 있다”고 대북 제재 완화 의혹을 부인했다.

베이징=강동균/도쿄=김동욱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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