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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장 투표에서 '반대 1표' 던진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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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현 경제부 기자) 지난 17일 우여곡절 끝에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3월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해 달라”는 요청을 한 지 무려 한달 반이나 지났습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놓고 합의가 되지 않은데다 노동계의 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올해 역시 최저임금위원회가 ‘지각 출범’을 하게 됐습니다.

초미의 관심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얼마나 될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이 어떻게 될지입니다만 이제 막 위원회가 출범한만큼 조금 한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출범과 함께 위원장이 누가 될지가 관심이었는데요, 투표 결과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가 25표라는 압도적인 몰표로 당선됐습니다. 반대는 1명, 기권도 1명이었고요.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됩니다. 17일 첫 회의에는 공익위원 중 유일하게 연임하게 된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제외한 26명이 참석했습니다. 따라서 총 27표 중 한장의 기권표는 강 교수일테고, 그렇다면 반대 1표는 누가 던졌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최저임금위원장은 표면적으로는 위원회 출범 첫 회의 때 투표로 정해지지만, 사실상 공익위원 중 한 명을 정부가 내정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물론 고용부가 27명의 위원들에게 “A위원을 위원장으로 하기로 했으니 투표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9명의 공익위원 중 연배와 경륜 등을 고려해 위원장 후보를 내정하면 언론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꾸려졌고 위원장은 A위원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는 기사들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27명의 공익위원들 입장에서는 ‘시그널’이 되는 셈이지요.

물론 최저임금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여는 선거처럼 경합이 벌어지거나 박빙의 승부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뜻이 모아져있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표가 몰리게 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딱 1표, 반대표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무기명 비밀투표였기에 확인할 도리는 없습니다만 누구인지 추정가능한 이야기를 해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위원장으로 선출된 류 위원장입니다. 류 위원장에게 ‘반대 1표’에 대해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밝힐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가 좀더 많이 나왔어야 하는데 말이죠. 한편으로는 합심해서 위원회를 꾸려가자는 위원들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도 봅니다.”

딱 한표, 반대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감이 오시는지요? (끝) /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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