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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압수수색만 네 번째... 관세청 실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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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경제부 기자) 관세청 직원들이 오늘 아침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또 들어갔습니다.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를 잡고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선 겁니다. 관세청의 한진그룹 압수수색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맨 처음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지난달 21일이었습니다. 관세 포탈 혐의였죠. 당시 대한항공 사무실은 물론 총수 일가의 자택까지 뒤졌습니다. 이틀 뒤에 대한항공 본사를 추가로 압수수색했고, 이달 2일에도 마찬가지였죠.

관세청의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한진이 큰 금액의 외국환을 신고하지 않고 해외에 반출하거나 반입한 사례를 포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관세청은 당연히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구요.

그런데 관세청이 수 차례 압수수색만 반복하는 데 대해 의아해하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를 대상으로 네 번 압수수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죠. 또 스스로 예고하고서도, 아직 한진 총수 일가를 소환 조사하거나 검찰에 넘기지 않고 있습니다.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탓에 혐의 입증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관세청은 지난 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진 총수 일가의 ‘비밀 공간’을 발견하지 못해 그 쪽에 ‘중요한’ 물건을 치울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압수수색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죠. ‘인천세관-대한항공’간 커넥션 의혹도 불거져 있는 상황입니다. 한진 총수 일가가 그 많은 고가품을 들키지 않고 밀수했던 데에는 세관 직원들의 묵인 내지 협조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결국 해결의 키는 관세청이 쥐고 있습니다. 논란을 딛고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실력’으로 입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줄 겁니다. (끝) /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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