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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중국에 진출한 중국 음식점 'PF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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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국제부 기자) 중국 음식점이 중국에 진출했습니다. 중국에 중국 음식점이 진출했다니 한국에 한식집이 처음 생겼다는 말처럼 이상하게 들립니다. 'PF창`이라는 중국 음식 전문 기업에 관한 얘기입니다.

PF창은 필립 창과 폴 플레밍이 1993년 미국 스코츠데일에 처음 문을 연 중국 음식점 체인입니다. 폴 플레밍의 머리글자인 PF와 필립 창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죠.

창업 후 성장을 거듭해 미국에만 매장이 200개가 넘고 전세계 23개국에 80여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에 7개 매장이 있죠. 중국 음식으로 성공한 미국 기업인 셈이죠.

그런 PF창이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처음으로 매장을 냈다고 합니다. 말그대로 중국 음식점이 중국에 진출한 것이죠. PF창의 음식을 맛본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아직까지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나 봅니다.

지난 12일 나온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는 “음식이 (중국 음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중국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는 한 30대 중국 직장인의 얘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토요일 저녁인데도 식당 자리가 절반도 차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음식점이다 보니 아무래도 정통 중국요리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PF창은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음식점’을 표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신 ‘아메리칸 비스트로(American bistro)’를 내세우고 있다는군요. 정통 중국요리가 아닌 ‘미국화된 중국요리’를 선보이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중국의 고급 소비자층엔 ‘미국식 중국요리’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합니다. 마이클 오샌루 PF창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소비자의 10%도 필요치 않다. 2%만 우리 음식을 좋아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유학생을 비롯해 외국에서 PF창의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도 PF창이 목표로 하는 주요 고객층이라고 합니다.

PF창 상하이 매장은 오는 17일 정식 개업식을 할 예정입니다. 오샌루 CEO는 “PF창이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말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중국 음식점 PF창이 미국에서만큼 큰 성공을 거둘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끝) / usho@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