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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떠나는 함준호 금통위원 "더 편하게 시장과 소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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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다시 강단으로 돌아가 더 편하게 시장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함준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54)이 지난 4년에 대한 소회를 이 같이 밝혔습니다. 2014년 5월 전국은행연합회 추천으로 금통위에 합류한 함 위원은 오는 12일 임기를 마칩니다. 올 하반기부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에서 국제금융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랍니다.

함 위원은 “4년이라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한 순간에 지나간 듯하다”며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아 앞으로 더 편하게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4년간 단 하루도 편하게 잠든 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함 위원이 취임한 2014년은 유독 악재가 많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경주·포항 지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대형 재난과 위기가 잇따랐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습니다. 성장세는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등 경기 부진이 심화됐을 때였고요.

함 위원은 “금통위를 거쳐 4년간 5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 가장 어려웠던 기억”이라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의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가 좋지 않아서 금리 인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자체가 힘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금리 결정 금통위 횟수를 조정하고 안착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제 전망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은은 종전 12회였던 금리 결정 금통위 개최 횟수를 2017년부터 8회로 조정하고, 연 4회 거시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빠르게 시장에 정착해 신흥국 등에서 모범사례로 삼고 있을 정도입니다.

또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 인상이 상충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함 위원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 과열을 잡아주는 건 적절한 정책 공조”라고 강조했습니다.

1964년생인 함 위원은 상문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나와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경영학 화폐금융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팀 연구위원과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이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부원장,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예금보험공사 비상임이사, 한국경제학회 사무차장을 지냈습니다. 한국금융정보학회 부회장과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고요.

금융과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험으로 무난한 금통위 생활을 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4년간 단 한 번도 소수의견을 내지 않아 철저한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습니다. 4년간의 금통위 경험을 바탕으로 함 위원이 앞으로 강단에서 어떤 강의를 선보이게 될 지 기대해 봅니다.(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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