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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추념식에 불참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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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정치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열리는 세월호 4주기 추념식에 가지 않기로 했다. 취임 후 첫 추념식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참석이 점쳐졌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내기로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간곡한 참석 요청이 있었지만 추념 메세지(사진)를 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청와대의 ‘추모 정치’가 사그라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변화라는 해석이다. ‘추모’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였다. 취임 후 각종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식 회의에서 묵념을 제안하는 등 희생자를 추모했다. 지난해 12월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때 15명이 목숨을 잃자 문 대통령은 “정부 책임”이라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묵념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정치적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희생된 국민을 위로하려는 ‘따뜻한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도 동참했다.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홍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이낙연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도 충북 제천 화재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했다.

하지만 각종 대형사고가 터지면서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의 추모 모습은 점차 사라졌다. 지난 12일 흑산도 인근 해상에서 선박 충돌로 3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념과 진영에 따라 시각이 엇갈리는 외부일정을 줄이면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추념 메세지도 공식 발표가 아닌 문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남북한 정상회담에 대비한 준비에 몰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19일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하는 계획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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