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 청원은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습니다. 어찌된 영문일까요.
해당 청원이 올라온 날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중소상공인 주최 상인단체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도 국민의 책임”이라며 “청와대에 국민청원 좀 해달라. 그러면 즉각 응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토익 갑질’을 성토하는 국민청원을 계기로 공정위가 토익 주관사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간 뒤 관련 규정이 개선된 사례를 언급하며 “힘을 보여줘야 그 힘을 받아 일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요청에 같은 날 청원이 게재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청원 답변에서 “현 정부마저 경제민주화와 경제개혁, 재벌개혁에 실패한다면 ‘우리에겐 미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 “성공을 위한 가장 신중하고도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해 효과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자문자답’한 셈이라는 비아냥이 나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 도구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요. 정부의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정책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입니다. (끝) /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