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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에 트럭운전사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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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국제부 기자) 자율주행차가 일반화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테슬라와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기술 발전의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버스 운전사와 같은 직업은 사라질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다니는 시대지만 트럭운전사가 부족해서 문제라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얼마 전 보도된 한 컨설턴트의 분석에 따르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트럭운전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트럭운전사 활용률이 거의 100%라고 하는데요. 트럭을 운전할 줄 알면 일자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죠. 10년 전엔 트럭운전사 활용률이 85%였다고 합니다. 트럭운전사를 고용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1년 전보다 5.3% 올랐다고 하는군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급증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합니다.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화물 운송량이 늘어난 것이죠. 그러니 화물을 운송할 트럭운전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제조회사 제너럴밀스 주가는 지난달 하순 10% 정도 급락한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요. 트럭운전사 부족에 따른 운송 비용 증가로 이 회사의 실적 전망이 나빠진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그간 트럭운전사는 자동화가 진전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경우 매우 빠른 속도로 사라질 직종으로 인식됐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개발되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죠.

하지만 AI의 일자리 대체 효과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OECD는 지난달 선진국 일자리의 14%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AI가 일자리의 47%를 대체할 것이라는 종전의 비슷한 연구에 비해 대폭 낮은 추정치입니다. 최근 잇따른 자율주행차 사고는 관련 기술 수준이 아직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엔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결국엔 트럭운전사가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얼마 동안은 트럭운전사의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끝) / usho@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