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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약업계 광고모델 섭외 1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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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최근 제약업계 광고 모델로 상종가를 달리는 스포츠 스타가 있습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김아랑(23·사진) 선수인데요. 한미약품의 어린이 종합영양제 ‘텐텐’ 모델로 발탁된데 이어 한국메나리니의 흉터 치료제 ‘더마틱스 울트라’의 광고 모델로도 선정됐습니다.

화장품 회사처럼 제약사들도 브랜드 이미지가 중복될 우려 때문에 똑같은 모델을 쓰길 꺼리기 마련이죠. 이번에는 제품의 특성이 완전히 다르고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회사 간 이해관계가 크게 충돌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김아랑을 모델로 쓸 수밖에 없는 ‘스토리’가 광고주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미약품은 김 선수의 ‘텐텐사랑’이 알려지자 그를 모델로 섭외했습니다. 김 선수는 과거 인스타그램에 텐텐츄정 사진을 게재하면서 “하루 3개만 먹어야하는데 현재 13개째…”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김 선수가 올림픽 스타로 떠오르면서 훈련 도중 복용했던 텐텐도 덩달아 화제가 됐습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한 팬이 선물한 텐텐을 받고 좋아하는 김 선수의 사진이 퍼지면서 텐텐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죠. 출시된지 27년 된 장수제품이 갑작스레 핫이슈로 떠오른 겁니다.

어린이들이 먹던 영양제에서 청소년, 성인까지도 복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층이 자연스레 확대되는 효과도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영양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나 개그맨, 부모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자녀가 있는 연예인들이 주로 광고해왔는데요. 미혼에 젊은 스포츠 선수인 김 선수의 발탁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김 선수의 밝고 활기찬 성격과 건강한 에너지가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며 “텐텐뿐만 아니라 인공눈물 ‘눈앤’, 구강청결제 ‘케어가글’ 모델로도 활동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메나리니도 김 선수가 더마틱스 울트라를 꾸준히 사용했다는 점에서 광고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김 선수는 지난해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왼쪽 뺨을 베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수술 후에도 흉터가 남아 평창 올림픽에서도 왼쪽 뺨에 연분홍색 반창고를 붙이고 출전했죠. 김 선수는 사고 이후 스케이트 공포증으로 한동안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낸 투혼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국메나리니 관계자는 “더마틱스 울트라로 흉터 개선에 효과를 본 김 선수가 가장 적합한 광고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선수는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효과를 입증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좋은 광고 모델의 요건을 두루 갖춘 셈입니다. 여기에 제품에 얽힌 자신 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니 광고모델 섭외 1순위는 역시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 봅니다. (끝) /ac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