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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언론을 대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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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정치부 기자)청와대가 언론에 대해 잇따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조선일보 1면 기사에 대해서는 “‘기사 쓸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는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녔다는 논란이 일자 김 대변인은 7일 직접 춘추관을 찾았습니다. 김 원장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예산으로 유럽을 다녀왔는데 KIEP의 유럽 사무소 설립이 무산된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했습니다. 김 원장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강조한 말이었지만, ‘로비 대상이 된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김 대변인은 다음날 다시 춘추관을 찾아 “‘의전 차원’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보도가 있어 김 원장의 출장을 설사 로비 차원으로 했다 할지라도 실패한 게 아니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면서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발언을 조선일보가 9일자 1면 톱으로 실은 것입니다.

김 대변인은 “실패한 로비라고 한 표현은 부적절했다고 설명을 했는데도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최소한 대변인이 배경 브리핑에서 자유스럽게 좀 거친 표현을 쓴 것을 물고 늘어지면서 기사를 쓰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언론 탓을 했습니다.

이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옵니다. ‘해명까지 했는데 기사를 쓰는 게 적절했냐’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식 브리핑이 아닌 배경 브리핑에서 나온 발언이어도 대변인은 언론과 대통령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사람인 만큼 발언 하나 하나가 기사화된다는 사실을 인지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청와대가 특정 언론을 상대로 각을 세우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지난 2월에는 김의겸 대변인 명의로 동아일보 ‘박제균 칼럼’에 대한 논평을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했습니다. 해당 칼럼은 “최근 모종의 경로를 통해 북측의 메시지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대화와 핵 동결을 할 용의가 있다는 것. 그 대가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현금이나 현물 지원이다. 이런 내용은 관계당국에 보고됐다”는 내용이 실렸는데요. 김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아달라. 정부도 법에 기대는 상황을 결단코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4일에는 중앙일보에 대한 대변인 논평이 나왔습니다. 중앙일보는 ‘문 코드 등쌀에 외교안보 박사들 짐싼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김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뒤틀어 쓴 기사다. 근거가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다 기사를 구성했다”며 “중앙일보는 해당 보도의 잘못을 바로잡아달라.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비판 언론을 대상으로 법적 절차를 언급한 데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옵니다. 청와대의 이같은 태도를 보면서 지난해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별 회견이 떠올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언론의 자유와 역할에 대해 강조했는데요. 일부 내용을 아래에 싣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언론)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여러분이 쓴 모든 기사를 즐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이 관계의 특징입니다. 여러분은 ‘아첨꾼’이 아니라 ‘의심꾼’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저에게 곤란한 질문을 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칭찬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엄청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에게 비판적 잣대를 들이댈 의무가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의 결론에 늘 동의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그 공정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백악관은 더 잘 작동했습니다. 우리를 정직하게 만들었습니다.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고, 유권자들이 요청한 것을 우리가 이룰 수 있는지 고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그(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건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여기, 이 나라, 이 위대한 민주정치 실험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충분한 정보를 가진 시민들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권력의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전달자가 바로 여러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나라가 최선의 버전이 되도록 (권력을)압박할 것”을 언론인에게 주문했습니다.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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