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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증시서 언제 발동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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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현 증권부 기자) 증시에서 현대자동차그룹주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쳤던 작년 한해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감소(-3.31%)했습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통상임금 재판 패소 등이 악재로 더해졌습니다.

현대차그룹에 대해선 작년에 실망스러운 한해를 보낸만큼 올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기저효과로 10대 그룹 중 올 한해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에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9개 상장 계열사는 올 한해 작년(10조5309억원)보다 25.1% 증가한 13조17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가율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올해 에상 영업이익 증가율 36.5%)에 이어 2위 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발동이 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시총이 5.65% 감소했습니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출시 등으로 신차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지부진한 흐름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데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등장으로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속하는 자동차 업종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미래성장에 대한 비전을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합니다.

이는 현대차그룹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은 전 세계 최고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율주행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의 하청업체 중 하나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자동차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저평가 현상이 고착된 것을 놓고 일각에선 반등 가능성을 점치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합당한 가격 수준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주가 올 한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이슈로 현대모비스 등을 중심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큰 형님’인 현대차가 최근 수년간 10만~17만원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급변하는 산업지형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주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합니다.(끝) /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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