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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손 잘 씻으면 취직 시켜주는 삼성 계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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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손 잘 씻는 사람 뽑습니다.”

삼성웰스토리가 올 3월부터 진행되는 신입사원 채용면접에 '손 씻기 심사'를 공식 도입한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수 차례 닦는 손. 이 회사는 왜 손 씻기를 면접 전형에 넣었을까요.

삼성웰스토리는 신선 식자재를 배송하고 단체 급식 서비스를 하는 회사입니다. 1982년부터 삼성그룹 연수원에서 시작해 지금은 중국, 베트남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식품회사가 비슷하지만 단체 급식을 다루는 사업은 위생에 특히 신경쓸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 한 명의 잘못된 위생 관리가 수백 명에 수천 명의 건강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이죠. 하루 100만 끼를 제공하는 삼성웰스토리는 사업장 전체를 통틀어 2시간마다 ‘손 씻기 알람벨’이 800여 개 설치돼 있습니다. 손 씻기만 잘 해도 식중독 원인균 감염을 70% 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회사는 이번 지원자들이 심사를 도입한 취지를 이해하고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을 익힌 후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무조건 힘차게 손을 ‘박박’ 닦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르기, 손등과 손바닥을 겹치고 문지르기, 손바닥을 마주대고 손깍지를 낀 뒤 문지르기, 손가락을 마주잡고 위아래로 문지르기,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감싸 돌려가며 문지르기,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세워놓고 손톱 밑을 긁어내듯 원 그리며 문지르기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만 6단계 정도 됩니다.

식품업계의 이색 면접은 삼성웰스토리 뿐만 아닙니다. 샘표는 요리면접, 젓가락 면접으로 유명합니다. 4~5명의 지원자가 팀을 이뤄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인성과 협업 능력 등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젓가락 면접은 우리 식문화의 기본과 회사 철학을 얼마나 이해하고 또 노력했느냐를 보는 목적이고요.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지원 부서와 상관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관능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5단계로 구분된 소금물 농도 맞히기, 향을 맡고 어떤 냄새인 지 알아맞히는 등의 평가입니다. 지원자들은 이 면접을 위해 시험을 보기 몇일 전부터 술·담배는 물론 자극적인 음식도 끊는다고 합니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혔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지원자도 해마다 등장하고요. 편의점 업계도 이색면접이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그 자리에서 도시락을 구성해보라는 문제를 내고 얼마나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완성하느냐를 평가합니다. (끝)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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