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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으로 향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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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한경비즈니스 기자) 성공을 위해 도시로 향하던 청년들의 발걸음이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새로 추진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의 신청을 마감한 결과 3326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선발 예정 인원(1200명)보다 2.8배 많다.

도시에서 귀농했거나 앞으로 귀농 예정인 청년은 전체의 71.4%에 이른다. 전공은 농업계 학교보다 비농업계 졸업생(72.9%)이 대부분이었다. 은퇴 이후 여생을 시골에서 보낸다든지 생계형 귀농을 택한 장년층이 아닌 2030세대가 농사에 인생을 걸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요즘은 똑똑한 친구들이 농촌에 가려고 해요. 명문대를 나오든, 스펙이 좋든 직업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좋은 직장에 들어가 돈을 많이 버는 게 더 이상 행복의 잣대가 아니잖아요. 청년들이 농촌으로 간다는 것은 농업뿐만 아니라 자연에서의 삶,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큰 것 같아요.”

2년 동안 전 세계 농업 현장을 경험하고 온다는 콘셉트로 세계 여행을 떠난 ‘파밍 보이즈’의 유지황(31) 씨가 말했다.

직업보다 삶의 변화를 꿈꾸는 청년들이 농촌으로 향하면서 ‘귀농’이라는 용어로 그들의 움직임을 정의하기가 어려워졌다. 청년 세대는 귀농을 자신들이 꿈꾸는 대안적인 삶과 소박한 일상에서 자급자족하는 ‘실천적 삶’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의 도시는 더 이상 충분한 일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대신 자신만의 삶을 갈망하는 청년들은 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난 청년들의 귀농은 자신의 재능을 농촌 지역에서 활용하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 내려는 다양한 시도로 연결되고 있다.

◆20대 농부는 유튜브를 한다

강원도 인제의 작은 밭에서 먹방·쿡방 대신 ‘농방(농사 방송)’ 촬영이 한창이다. 이 방송의 주인공은 바로 청년 농부 오창언(25) 씨다.

“농산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잖아요. 농사에 온 정성을 다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사람들의 인식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농사에 대한 인식을 확 갈아엎고 싶었죠.”

그렇게 ‘버라이어티 팜’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 최초의 ‘농튜버(농사 유튜버)’가 탄생했다. 밭에서 일하는 모습과 간단한 농업 기술, 농촌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알려주는 그의 구독자 수는 1만7000명.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담다 보니 신선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농방계의 개척자답게 농식품부 정책 홍보대사 역할도 맡고 있다.

농고와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그에게도 농사는 여전히 어렵다. 영농 후계자지만 자립을 위해 아버지와 다른 토지를 사용하고 각자 밭을 일구고 있다. 오 씨는 영농 후계자 융자금을 대출받아 산 땅에 옥수수·호박·아피오스를 재배하고 있다. 이후에는 체험 농장도 함께 열어 소위 6차산업을 지향할 계획이다.

“사실 저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수익이 없어요. 그저 즐기면서 일하고 있을 뿐이에요. 농사로 자리 잡는 데 5년은 걸린다고 생각하고 아주 작은 일부터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해요. 트렌드에 편승한 귀농이 아니라 귀농 교육부터 받고 농사 종목을 확실히 정하고 그 종목이 꺾였을 때를 대비해 비상 종목도 만들어 놓아야 해요.”

그는 청년 농부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잊지 않으면서도 농업의 가능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농업에 어떤 걸 접목할지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농업의 매력은 다른 산업에 비해 건드릴 곳이 많이 남았다는 거예요.”

◆전 세계 돌며 농업 다큐멘터리 찍은 청년들

유지황 씨가 후배 두 명과 함께 찍은 농업 다큐 ‘파밍 보이즈’의 첫 시작은 평범하고 단순했다. “너는 뭐 하고 살거냐.” “모르겠어.” “진짜 농사지어야 되나.” “야, 우리 농업 세계 일주나 갈까?”

청년이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솔직한 대화로 농업 세계 여행이 시작된다. 2013년 9월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네팔·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 등 12개국 36개 농장에서 일을 배우며 그가 느낀 것은 무엇일까.

“가장 크게 와 닿은 것은 농업의 인프라에 대한 내용이에요. 농촌과 농업의 낙후를 말할 때 한국은 단순히 농부의 고령화에만 집중해요. 그런데 다녀와 보니 한국에서 사용하는 도구, 농업과 관련된 정책들, 사람들의 마인드 등 농업의 모든 면이 고령화돼 있었죠.”

유 씨는 그중에서도 기반 없는 청년들의 정책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영농 후계자가 아니면서 농촌에 집도 없고 땅도 없고 자본도 없는 청년들은 어떻게 농촌의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답을 얻기 위해 ‘농촌의 역습’을 쓴 소네하라 히사시 씨를 만났고 전 세계 농장의 수익 모델을 살폈다.

“그중에서도 공동체지원농업(CSA) 모델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기관이나 단체에서 농부에게 토지·주거·소비자를 마련해 주는 모델이죠. 농부가 한 해 농사 계획을 짜면 소비자들이 뭘 사겠다고 정한 뒤 미리 돈을 냅니다. 그 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의 일정량을 가져가는 1년 치 선계약 구매 방식이에요. 농부와 소비자의 관계는 신뢰에서 비롯되죠. 농촌 공간을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처럼 만들어 가는 것. 시장경제보다 사회경제적인 관점. 저는 거기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유지황 씨는 청년 농부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 대신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첫 시작은 농막 형태의 이동식 주택인 ‘청년둥지제작소 코부기’다.

이후에는 CSA 같은 모델을 만들어 청년들이 자본금 없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는 회사를 차릴 생각이다. 유 씨는 농사가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년간 100만원씩 지원해 주는 것만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요. 결국은 농업을 이어 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죠. 농사는 결국 삶 그 자체니까요.”(끝) / kye0218@hankyung.com (출처 한경비즈니스 제1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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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6.2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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