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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주택업체로 대기업 반열까지 오른 부영과 호반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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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건설부동산(주택)업계에 큰 일이 두 가지 벌어졌습니다. 하나는 부영 이중근 회장이 구속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무산된 것입니다. 주택업계에서는 안타깝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두 회사는 주택업으로 출발해 대기업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업체들입니다. 일련의 사태로 주택업에 대한 이미지 악화를 우려하는 걱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부영은 임대주택으로 커온 회사입니다. 그동안 공급한 임대주택이 22만여가구로 공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100만가구) 다음으로 많습니다. 무주택 서민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해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핵심은 임대주택 분양가를 조작해 폭리를 취했다는 임대주택법 위반입니다.업계에서는 임대 전환 때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을 문제삼는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전라도 광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호반건설은 2000년대 초 수도권으로 입성해 승승장구했습니다. 지난해 호반건설 등 건설관련 법인 4곳에서 매출 6조원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외발 리스크 때문에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면서 건설업 도약의 기회가 일단 무산됐습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잇단 행보에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해온 노력이 한꺼번에 물거품이 되는 건 물론 업계 전반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주택업은 국민과 가장 가까운 의식주 중 하나인 기본 산업입니다. 이를 토대로 성장한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요자는 물론 회사 직원과 협력사와의 상생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들 기업이 성장하는 토대는 금융 규제 완화 같은 정부 정책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욕구, 협력사들의 안전 시공 등이 어울어진 결과물이라는 얘기입니다. 한 주택업계 사장은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주택업계가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수요자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사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됐다”며 “그동안 건설사가 잘 해서 돈 벌고 성장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더 큰 생태계의 도움이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끝) /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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